#1.대구광역시에 사는 러시아 출신 주부 올가씨(32)는 요즘 화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매주 화요일 다문화센터에서 KT가 제공하는 정보기술(IT) 교육을 어린 딸과 함께 받을 수 있어서다. 올가씨는 "딸(나스차 · 11)이 한국에 온 지 이제 4개월밖에 안돼 걱정이 많았는데 요즘 컴퓨터에 푹 빠졌다"며 "KT의 IT 교육 덕분에 딸아이와 더욱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스차가 플래시 파일로 동화 애니메이션을 보고 내용을 큰 소리로 읽어 보는 한국어 수업을 특히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2.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린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구름처럼 모여든 응원 인파로 경기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 자리에 있던 초등학교 3학년생 김영진군(경기도 광주)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관중석은 물론 TV를 통해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입장했기 때문이다. 영진군은 국가대표 공식 후원사인 KT의 지역 공부방에 다니다 이 같은 행운을 얻게 됐다.

KT가 최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사회공헌에 힘쓰고 있다. 특히 사업 전략 키워드인 '오픈(open · 개방)'을 사회공헌 분야에도 접목,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소득 소외 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IPTV(인터넷TV) 공부방'을 통해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각종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KT가 제공하는 IT 교육 서비스인 'KT 서포터즈(도우미)'는 단순한 강의가 아닌 가족 간 소통의 장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으로 통하는 KT 사회공헌

KT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열린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사의 사업 전반에 걸친 '오픈 전략'을 사회공헌 활동에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지역 공부방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활동 지원과 청각 장애 아동을 위한 소리 찾아주기 등을 통해 어린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다문화 가정 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낯선 문화에 적응이 필요한 이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KT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 100만명이고,2012년 이후엔 초등학생 10명 중 1명이 다문화 가정의 아동으로 예상된다"며 "KT의 IT 서포터즈는 기존 소외 계층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 활동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활용,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프로그램과 관련한 교육도 벌이고 있다. 또 한글 및 문화 교육 등을 통해 국내 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들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KT의 IT 서포터즈 교육은 특히 해외에서 온 주부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IT 지식 습득으로 자녀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고,강의 때 배운 내용을 다른 주부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열린 세상' 체험

KT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지역 공부방 어린이들이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자연 생태 학습,축구 대회,문화 공연 관람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 'KT 공부방 사업'은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전국의 지역 공부방에 PC · 도서 등 각종 물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 200여개 공부방이 혜택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의 보편적 교육을 위한 '1골(goal)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국내외 어린이들이 새로운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어린이들이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무한한 꿈을 품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KT는 2001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봉사조직 '사랑의 봉사단'을 창설한 이후 현재 400여개에 이르는 봉사팀이 매년 2000회 이상 봉사활동을 전국에서 펼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IT 서포터즈를 통한 수혜자는 총 12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공연 수익도 기부금으로

KT는 문화 공연 관람과 IT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을 통해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광화문 사옥에 복합 문화공간 '올레 스퀘어'를 오픈했다. 이곳은 다양한 공연과 IT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공연을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은 청각 장애아동을 위한 디지털 보청기 지원 사업에 쓰인다.

회사 관계자는 "올레 스퀘어는 희랍시대 극장을 연상하게 하는 반원형 구조인 '드림홀'과 탁 트인 공간에 중앙 무대가 돋보이도록 만들어진 현대식 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다"며 "공연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와이파이(무선랜)도 이용할 수 있어 관람객들이 다양한 IT 체험도 할 수 있는 개방형 문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올레 스퀘어의 실내 정원에 허브 향을 채워 은은한 느낌도 살렸다. 마치 숲 속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친환경적 인테리어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레 스퀘어 2층에 마련된 '쿡&쇼 라운지'에는 평면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디지털 테이블이 갖춰져 있어 인터넷 검색,뮤직 비디오,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했다는 직장인 윤소라씨(26)는 "남성 재즈그룹 '케이지 메소드'의 공연을 보러 들렀는데 감미로운 음악도 좋았지만 공연 요금이 1000원밖에 되지 않아 적잖이 놀랐다"며 "이 돈도 전액 장애 아동을 위한 사업에 쓰인다고 하니 마음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오며 개방이란 화두를 던졌듯 사회공헌 활동도 열린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회사의 이미지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