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가 출시되는 국가마다 벌어지는 진풍경이 있다.

아이패드를 손에 넣기 위해 출시 며칠 전부터 밤새 장사진을 치며 기다리는 구매행렬이 그것이다.

이미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아이패드가 처음으로 출시될 당시 엄청난 인파가 애플 스토어 앞에 몰리며 줄이 몇 개 블록에 이를 정도였는데 28일 아이패드가 해외에서도 공식 출시되며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온라인 주문·배송이 병행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다리지 못해 직접 매장에 나와 아이패드를 만져보고 사길 원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28일 아이패드가 출시된 도쿄 긴자의 애플 스토어 앞에서는 26일 오후부터 구매 행렬이 시작됐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도 아이패드를 향한 일본 사람들의 구매 의지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온라인 예약을 했지만 가장 먼저 아이패드를 사기 위해 줄을 선 학생에서부터 휴가를 내고 온 회사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우산, 간이 의자, 배낭 등을 갖추고 긴 줄을 형성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의 이 같은 구매행렬을 심도 있게 보도하며 아이패드가 일본을 강타하고 있다는 의미로 ‘아이패드 쇼크’(iPad shock)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호주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같은 날 호주시장에 선보인 아이패드를 사기 위해 사람들은 새벽부터 시드니 시내 곳곳에 있는 애플 대리점 앞에서 개장을 기다리다 문을 열자마자 곧바로 들어가 아이패드를 구입했다.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시드니에서 가장 큰 매장인 조지스트리트 애플 매장 앞에는 출시 하루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 밤사이 폭우가 내리고 강풍이 풀자 상당 수가 돌아갔다. 그러나 이날 오전 날이 개자 사람들이 다시 몰려들기 시작해 구입행렬이 수백 미터 떨어진 요크스트리트까지 이어졌다고.

전날 밤 혹은 새벽부터 줄을 선 사람들은 최소 9시간~10시간씩 길거리에서 서 있어야 했지만 마침내 아이패드를 받아든 얼굴에는 피로가 아닌 기쁨으로 가득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또 이런 상황은 멜버른 등 호주의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똑같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07년 아이폰이 미국에서 처음 출시될 당시에도 애플 스토어 앞에는 구매행렬이 장사진을 친 바 있다. 심지어 아이폰을 살 자리를 사게 해준다는 호객꾼까지 등장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아이폰을 사기 위한 이 같은 행렬을 가리켜 ‘아이웨이트’(i-wait)라는 신조어로 부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아이패드가 아이폰 출시 때 만큼의 열기는 아니지만 최저 가격이 499달러나 되는 전자기기에 이처럼 전 세계가 열광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이패드는 28일 일본과 호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 9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오는 7월부터는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벨기에, 홍콩,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멕시코, 네덜란드,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에서도 정식 판매를 계획하고 있지만 한국 판매 일정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