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유럽발 재정위기나 천안함 사태 등 각종 대외변수로 외환이나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시중 자금의 단기화 추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발빠른 투자자들의 경우 목돈을 단기로 굴리면서 기회만 생기면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등 오히려 변동성을 즐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고수익과 원금 보장 등을 함께 갖춘 똑똑한 단기금융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기간 경과시 금리 높아지는 상품 인기

하나은행의 '3 · 6 · 9정기예금'은 1년제 정기예금에 가입한 후 3개월,6개월,9개월 되는 시점에 중도 해지해도 해당 기간에 따라 정해진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시중 예금금리가 높아지면 매 3개월 해당일에 중도 해지하고 높은 금리의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면 된다. 금리는 만기 이율이 연 3.3%로 중도 해지 시에는 △3개월 후 연 2.7% △6개월 후 연 2.8% △9개월 후 연 2.9% 등이다. 우리은행도 '징검다리 정기예금'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회전식 정기예금도 유사한 형태다. 이 예금은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하도록 고객이 회전 기간을 정해 그때 예금을 찾을 수도 있고 계속 예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회전 기간을 1개월 단위로 6개월까지 선택해 가입한다. 회전 기간이 지나면 약정이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회전 기간을 3개월로 선택하고 개설한 후 4개월 지나 해지하면 3개월은 약정이율이,마지막 1개월만 중도 해지 이율을 적용하는 식이다. 회전 기간마다 약정이율을 변경해 적용하는 회전형 금리와 신규 가입시 결정된 금리를 만기까지 적용하는 확정형 금리 중 선택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1년 기준으로 연 3.6% 정도다. 우리은행의 '키위 정기예금',신한은행의 'Tops 회전 정기예금' 등이 대표적이다.

저축은행에서도 비슷한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화저축은행은 최근 13개월 만기 '신해피정기예금 3호'를 내놨다. 가입 기간이 경과할 때마다 금리가 올라간다. 3개월 이후부터는 중도 해지를 하더라도 각 기간에 적용되는 정상 이율을 받을 수 있다. 적용 금리는 3개월 이상 6개월 전까지는 연 3.5%,6개월 이상 10개월 전까지는 4.0%,10개월 이상 13개월 전까지는 4.2%,만기해지인 13개월 경과 시 4.5% 등이다. 지난 1월 출시된 1,2호 모두 한도가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ELD,원금보장에 고수익까지 추구

지수연동예금(ELD)은 자산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면서 일부 자산을 주식과 연계된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주가지수 등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증권 · 투신사에서 파는 주가지수연계증권(ELS)과 비슷하지만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이 보장된다.

하나은행은 코스피200지수에 연계된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4종을 다음 달 4일까지 판매할 예정이다. '적극형 60호'는 만기지수 상승률이 기준지수 대비 130% 미만이면 수익률이 최고 연 13.05%다. 가입기간 중 1회라도 장중지수가 130% 이상 상승하면 연 4.5%로 금리가 확정된다. '안정투자형 43호'는 만기지수 상승률이 기준지수 대비 130% 미만일 경우 최고 연 7.8%의 이자를 준다. 가입기간 중 1회라도 장중지수가 130% 이상 뛰면 연 5.2%로 이자율이 결정된다.

'범위형 19호'는 장중지수와 관계없이 기준지수와 만기지수만을 비교한다. 만기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90% 이상 130% 미만이면 연 5.8%의 금리를 준다. 90% 미만이거나 130% 이상인 경우에는 원금만 보장하도록 설계돼 있다. '안정투자형 44호'는 만기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30% 미만이면 최고 연 9.6%의 이자를 지급한다. 가입기간 중 1회라도 장중지수가 130% 이상이면 연 6.4%로 이자율이 확정된다.

농협은 '지수연동예금 10-6호'를 다음 달 11일까지 판매한다. 만기지수가 최초 지수 대비 30%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각각 연 15.9%와 연 15.0%의 수익을 지급한다. 지수 상승폭 또는 하락폭이 최초 지수 대비 30%를 초과하면 수익률이 연 4.5%로 확정된다. 또 만기지수가 최초 지수 대비 20% 이내에서 상승한 경우 상승률의 45%를 수익으로 제공한다. 20% 초과 상승하면 9%의 확정 수익을 제공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