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고,코스 좋고,동반자도 좋고….그런환상적인 조건에서도 골프가 안되는 수가 있다. 아마추어골퍼만 그런 줄 알았는데,세계정상 프로골퍼도 그런 모양이다.

'왼손잡이' 필 미켈슨(39 · 미국)이 그 주인공이다. 미켈슨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CC(파70)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첫날 1오버파 71타를 쳤다. 120명 가운데 공동 89위다.

이날 바람이 거의 없는 화창한 날씨 속에 75명이 언더파를 기록했고,출전 선수들의 평균 타수는 68.82타였다. 세계랭킹 2위 미켈슨으로서는 의외의 오버파인 셈.미켈슨은 경기 후 "모든 조건이 완벽했고,많은 선수들이 언더파를 쳤는데,나만 그러지 못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코치 부치 하먼한테 조언을 받겠다"며 코스를 떠났다.

미켈슨이 오버파를 치며 하위권으로 처진 이유를 굳이 찾는다면 '생애 첫 세계랭킹 1위'를 너무 의식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미켈슨은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불참한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가 된다. 미켈슨과 동반플레이를 펼친 양용은도 3오버파(버디2 보기3 더블보기1) 73타로 최하위권인 113위에 머물렀다.

지난주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한 뒤 바로 미국으로 가 이 대회에 출전한 최경주(40)와 케빈 나(27 · 타이틀리스트)는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선두권과 4타차의 공동 19위다.

존 데일리(미국)는 버디만 4개 잡고 4언더파 66타를 쳤다. 공동 14위.데일리가 '18홀 노 보기'플레이를 펼친 것은 2년4개월 만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