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현대 스포츠 드라이빙클럽(HSDC)'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통해 자동차 개발 업무와 여가활동을 조화시켜 더 나은 자동차를 개발하려는 취지로 설립됐다.

1990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자동차의 주행 성능을 시험하는 차량시험팀 테스트 드라이버들의 모임으로 시작된 동호회는 1995년부터 연구소 내 신입 연구원들이 대거 가입하면서 현재 회원수가 1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연구소의 자동차 개발 시험,엔진 설계,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여가시간에도 차와 함께하는 자동차 마니아들이 대부분이다. 20대 후반의 신입 연구원부터 50대 베테랑 테스트 드라이버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흔히 스포츠 드라이빙이라 하면 폭주족의 난폭한 운전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HSDC 동호회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은 다른 운전자에 대한 배려,즉 운전예절에서 모든 운전기술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방어 운전을 기본으로 자동차 경기 및 묘기를 구사할 수 있는 전문적인 운전기술까지 배움으로써 위급한 순간에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리 동호회가 추구하는 운전교육의 취지다.

회사 내에서도 차에 특별히 '미친' 사람들의 모임인 만큼 그 이력들도 다양하다.

동호회 교육을 맡고 있는 강사들은 유럽에서 전문 드라이버 과정을 수료한,국내에서도 몇 안 되는 드라이버 1세대다. 청와대 경호팀의 운전교육을 담당하기도 했고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오프로드(비포장 도로) 자동차경기대회에서 우승했으며 200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 국제 랠리(Rally) 자동차경기대회에 참가한 프로레이서도 있다. 또 국내의 다양한 자동차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현직 연구원도 상당수 있다.

이렇게 베테랑 드라이버들과 함께 체계적인 운전교육을 직접 받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자동차에 관심 있는 회원들에게 운전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해 주고,이렇게 연마한 스핀 턴(spin-turn) 및 드리프트(drift) 등의 자동차 묘기나 기술들을 매년 5월 열리는 '현대 · 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가족 초청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카쇼(CAR SHOW) 시범 주행을 통해 선보이기도 한다.

지난 15일 열린 가족 초청 행사 카쇼 시범에서는 베테랑 드라이버가 아닌 카쇼 경험이 없는 일반 연구원들이 4월부터 한 달간 매일 저녁시간과 주말,심지어 노동절 휴일을 반납하고 연습한 자동차 묘기 기술을 선보여 행사를 관람한 가족들과 많은 방문객으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지난 한 달여간 쌓였던 피로가 한순간에 없어질 정도로 카쇼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큰 보람을 느꼈다.

이렇게 HSDC 자동차 동호회는 연구소 내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이 업무와 직급을 떠나 차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모여 활동함으로써 인간관계를 쌓고 사고의 폭을 넓혀 국내외 시장에서 고품질의 고성능 자동차를 개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정지용 < 현대기아차 연구원 · 동호회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