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 · 태 차관보는 27일 "중국이 북한을 천안함의 배후로 인정하고 (그런 쪽으로) 미묘하게 입장을 바꿀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미 공영라디오방송(NPR)에 출연,지난 일주일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수행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현지의 민간 전문가,군 · 당 관계자들과 만나 의견을 나눈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사흘간 중국에 머물면서 거의 모든 레벨에 있는 민간,군 · 당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 중국 측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강했고 따라서 이번 천안함 조사에 대해 질문도 많았다"며 "솔직히 말해 현 상태에서 중국 정부의 결정된 입장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으나 수면 아래에선 북한을 천안함의 배후로 인정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천안함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됐을 때 중국의 협력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최근에는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지난해에는 북한의 핵실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국의 지지를 얻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조만간 중국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캠벨 차관보는 한국 내에서 중국의 남북 '등거리 외교'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중국도 불편해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미국은 중국에 '이번만큼은 우리쪽 편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웬디 셔먼 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도 중국의 의사결정 시스템과 2012년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중국이 이번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정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궁극적으로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셔먼 전 조정관은 "천안함 사태로 남북 교류가 중단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지만 개성공단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는 점을 볼 때 모든 것이 '내리막길'은 아니라면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제임스 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사건 대북 대응 추진시 중국의 동참 여부에 대해 "중국이 주어진 증거를 바탕으로 틀림없이 올바르게 행동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