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만명의 도시 성남의 수장은 누가 될까. 국회의원 4석 모두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지만,하남-광주의 통합시 추진과정과 무산에 대한 책임 공방이 거세지면서 여야 간 접전은 더 치열하다.

청와대 행정자치 비서관과 여성부 차관을 지낸 황준기 한나라당 후보는 28일 야탑역광장과 태평오거리,수정구청 등을 돌며 유세를 펼쳤다. 한나라당이 전략공천한 황 후보는 행정경험을 앞세운 '일꾼론'을 적극 부각시켰다. 그는 "성남을 명품도시로 만들 수 있는 인물을 뽑아달라"며 "다른 곳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도시 지하에 상업,문화,공공시설이 다 들어가는 복합 지하도시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분당갑 지역 의원인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도 지원유세를 나와 한표를 호소했다.

판교IC에서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수정구 고등동과 분당지역에서 유세를 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화두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무료 변론 등 인권변호사 경력과 야권 단일후보임을 강조한 그는 "시의회에서 성남 · 광주 · 하남 통합법을 불법 의결한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며 "정부의 일방통행식 행정구역 강제통합을 이재명이 중단시키겠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 사업권 확보로 재원을 확충해 분당 리모델링 특구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야탑역에서 황 후보의 연설을 지켜본 이진섭씨(43)는 "아무래도 여당을 뽑아줘야 성남을 더 발전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며 "통합시는 일단 물 건너갔으니까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정자역에서 만난 박진희씨(32)는 "분당이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성향이라고 하는 건 오산이다. 주변에서 통합시에 반대했던 분들이 야당후보를 뽑아주자고들 한다"며 팽팽한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 25일 경인일보 · 경기방송 · O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황 후보(37%)와 이 후보(35.7%) 간 격차가 1.3%포인트로 나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전략공천에 반발,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대엽 전 시장은 8.1%에 그쳤다.

성남=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