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 못잡는 경기 전망에 원자재값도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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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위기따라 급등락 반복
기업들 계획 못세워 죽을 맛
기업들 계획 못세워 죽을 맛
국제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루 만에 가격이 3~4% 이상 오르내릴 때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뚜렷한 방향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때그때 분위기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장기계약으로 원자재를 들여오기 힘든 중소기업들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 죽을 맛"이라고 호소한다.
◆출렁이는 원자재 값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 가격은 27일(현지시간) 배럴당 3달러4센트(4.25%) 오른 74달러55센트에 마감했다. 전날 4.01% 상승에 이어 이틀 만에 8.26% 뛴 것이다.
중국 정부가 '유로화 표시 자산 매각설'을 부인하고 미국 노동부가 지난주 실업청구 건수 감소를 발표하면서 유럽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고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4.6%로 올린 것도 상승세에 힘을 실어줬다.
비철금속 가격도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3.02% 오른 t당 6955달러를 기록했다. 납은 5.19%,니켈은 3.24% 뛰었다.
그러나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원자재 가격은 가파른 내림세였다. 그리스 구제금융,스페인 최대 저축은행의 국유화,중국 긴축 가능성 등이 불거지며 지난달 초 배럴당 86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WTI)는 지난 20일 68달러 선까지 밀렸다. 구리 가격도 이 기간 t당 7960달러에서 6500달러대로 18% 넘게 떨어졌다. 특히 중국 긴축 가능성이 부각된 17일에는 구리 가격이 하루 만에 6.6% 폭락했다.
◆기업 혼란 가중
기업들은 '갈지(之)자' 행보를 거듭하는 원자재 가격이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일정하게 움직일 때는 그에 맞게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대응할 수 있는 데 반해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불확실한 요인이 너무 많다"며 "유가가 계속 오를지 어떨지 딱부러지게 말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방향성 예측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다. 중소 구리업체들로 구성된 동(銅)공업협회 관계자는 "대기업은 1년 이상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공급받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은 대부분 스폿(현물) 시장에서 원자재를 직접 구매한다"며 "재료를 비싸게 들여와 가공하는 사이에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 나중에 제품 판매 가격도 떨어져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