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을 비롯해 런던,홍콩,베이징 경매시장에 미술품 애호가들이 다시 복귀하며 미술품 최고가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일 크리스티 뉴욕 경매장에서 파블로 피카소 작품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180억원(1억640만달러)에 팔렸다. 자신의 연인 마리 테레즈를 모델로 한 1932년작 '누드,녹색잎과 흉상'이다. 미국의 한 미술품 애호가 부부가 1951년 피카소에게서 1만9800달러에 구입한 작품이다. 이로써 지난 2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억430만달러에 팔린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걷는 사람 I'이 세운 최고가 기록이 3개월 만에 깨졌다.

미국과 영국의 전후 미술 및 현대미술품이 천정부지로 올라 엄청난 화제를 뿌리고 있다. 국제 경매시장에서 현대미술품 가격이 이처럼 급등하는 것은 미국 중국 러시아 중동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슈퍼 리치'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큰손' 컬렉터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근 ·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그림값을 하루가 다르게 올려놓고 있다. 한마디로 자신들의 정서와 코드에 맞고 향후 투자 가능성도 있기에 거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고흐 등의 인상파 작품에 비해 현대미술품의 가격 상승도가 더욱 가파른 커브를 보이고 있다.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의 작품은 세계 경매 최고가 '톱10'에 3점이나 들어 있다. 피카소는 2004년 5월 뉴욕 소더비에서 '파이프를 든 소년'(1905년작)으로 1억달러의 심리장벽을 깬 이래 2006년에는 '고양이와 함께 있는 도라 마르'라는 작품이 9510만달러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구스타프 클림트 역시 현대미술 시장에서 최고의'황재주'로 꼽힌다. 그의 초상화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는 2006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8790만달러에 팔려 피카소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또 영국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1976년작 '트립틱')도 2008년 런던에서 열린 경매에서 8630만달러에 낙찰돼 영국 현대미술의 위력을 보여줬다.

한편 지난 17일 베이징 자더의 춘계 경매에서는 장다첸(張大千 · 1899~1983년)의 1968년작 '애흔호'(愛痕湖 · 264.2×76.2㎝)가 무려 1억80만위안(171억5000만원)에 낙찰돼 중국 근 · 현대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