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술품 경매 시장의 낙찰률이 80~90%를 상회하면서 다음 달 국내 미술품 경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K옥션과 서울옥션이 다음 달 9,29일 실시하는 여름 메이저 경매에 박수근 김환기 천경자 이대원 등 인기 작가의 작품과 고미술품,해외 작가 작품 등 총 600여점(추정가 총액 270억원)을 출품한다. 17일 고미술품 전문회사 아이옥션의 '여름 세일'에도 고서화,도자기 등 220점(추정가 20억원)이 쏟아져 나온다.

◆서울옥션

다음 달 29일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에서 실시하는 117회 메이저 경매와 제11회 커팅에지 경매에는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장욱진 등 국내외 인기 작가들의 작품 250여점이 나온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화가 이중섭(1916~1956년)의 유화 작품 '황소'(35.3×51.3㎝)로 추정가 35억~45억원에 출품된다. 박수근의 '빨래터'가 세운 국내 경매 최고가(45억2000만원)를 경신할지 주목된다. 이 작품은 어두운 배경 위에 황소가 힘차게 땅을 내딛는 모습을 강렬한 필선으로 묘사했다. 작가 특유의 발색과 함께 속도감이 느껴진다. 교과서에 실린 작품 '흰 소'(30×41.7㎝ · 홍익대 박물관 소장)보다 크고 액자 뒤에 작품 제목과 작가,소장가,전시 기간이 적힌 작품 정리카드가 붙어 있다.

김환기의 '영원한 것들'(추정가 18억~24억원)도 고가에 나온다. 김 화백이 1950년대 중반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학을 비롯해 생선,반달,나무,산 등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출품작들은 서울 삼성동 서울옥션 강남점(6월4~9일),대구 인터불고 프로도갤러리(6월12~15일),부산(6월19~21일),서울옥션 평창동 옥션스페이스(6월23~29일)에서 차례로 전시된다. (02)395-0331

◆K옥션

K옥션은 다음 달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서 미술품 150여점과 시계 · 보석 등 총 190여점을 경매에 부친다.

K옥션은 올 여름 경매 전략 상품으로 프랑스 입체파 화가 조르주 브라크(1882~1963)의 유화 '목욕하는 여인과 세 개의 과일'을 추정가 11억~14억원에 출품한다. 한국 작가 중에는 박수근이 1961년에 그린 2호(25.5×15.5㎝) 크기의 그림 '세 여인'이 추정가 5억5000만~7억5000만원에 나오고 김환기의 작품 5점도 한꺼번에 선보인다.

이번 경매에는 시계와 보석도 대거 쏟아진다. 파텍 필립과 바셰론 콘스탄틴,프랭크 뮬러 등 명품시계 22점과 진주 다이아몬드 브로치와 루비 귀고리 등 보석 14점이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경매 출품작들은 6월2~8일 강남구 신사동 아트타워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02)3479-8824


◆아이옥션

17일 오후 5시 서울 경운동 아이옥션 본사에서 여는 '여름 세일' 경매에 도자기 80여점,민속품 42점,고서화 78점,근 · 현대 미술품 39점 등 총 239점이 나온다. 이 중 추정가 1000만원 미만 작품이 전체의 92%인 221점을 차지한다. 중저가 작품으로 기존 컬렉터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18세기 달항아리(추정가 3억5000만원)를 비롯해 청자매병(3억5000만원),장도 50점(3억5000만원)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또 김수환 추기경의 육필 원고와 법정 스님의 친필 편지가 각각 시작가 300만원에 경매에 부쳐진다. 경매 프리뷰는 10~16일 아이옥션 경매장에서 열린다. (02)733-643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