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Let's Master IFRS‥IFRS는 '규제' 아닌 '원칙'…기업 '핵심이슈' 부터 챙겨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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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회계지식부터 쌓아라
누군가 여러분에게 재무제표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말하라고 한다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거창한 설명이 나올 수도 있지만,필자는 '경영자의 철학이 숫자로 표현된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IFRS에 대한 설명을 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것이다. 대부분 이런 사람들한테 아무리 쉽게 얘기해도 IFRS의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필자의 전달 능력이 모자란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재무제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별로 기울이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IFRS의 개념적 틀을 제공하는 '개념체계'에서는 '이용자는 경영 및 경제활동과 회계에 대한 합리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며,관련 정보를 분석하기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일 의지가 있는 것으로 가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합리적인 지식'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대학에서 중급회계 이상의 학습 경험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정도의 노력도 없이 IFRS를 이해(경영자의 철학을 이해)한다는 것은 솔직히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원칙 중심 회계를 이해하라
과거 회계기준은 규정 중심이었다. 즉 회계기준에서 상세한 지침을 제공하고,이를 지키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런 규정 중심의 회계기준은 단점이 있다. 회계기준에서 열거한 지침 이외에는 재무제표 작성자가 공격적(creative)으로 회계기준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IFRS는 원칙 중심(principle based)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록 상세한 지침을 열거적으로 나열하지 않았다 해도,논리적인 배경과 체계 내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원칙 중심의 IFRS는 회계 처리의 결과인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 및 경영진의 판단 근거,합리적인 추정을 필연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재무제표 공시사항이 굉장히 많아진다. 때문에 재무제표의 이용자인 투자자는 IFRS에 대한 이해가 더욱 어려워진다.
재무제표 결과값 외에 과정도 알아야
일반적으로 IFRS의 제 · 개정은 공개 초안을 공표한 뒤 긴 기간 동안 충분한 토의를 거친 뒤에 이뤄진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 미국 서브 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IFRS에도 유례없는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단일 회계기준 제정을 맡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굉장히 짧은 기간에 걸쳐 IAS 39를 개정한 것이다.
개정한 내용의 핵심은 단기매매 금융자산을 매도 가능 금융자산으로 재분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단기매매 금융자산의 공정가치 변동은 당기손익에 반영되지만,매도가능 금융자산의 공정가치 변동은 기타포괄손익으로 반영된다. 당기손익과 기타포괄손익 모두 포괄손익계산서에 포함되는데,이런 개정이 무슨 영향이 있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IFRS에서는 포괄손익계산서를 두 가지 형태로 보여줄 수 있다. 첫째는 당기순손익의 구성요소를 표시하는 보고서(별개의 손익계산서)와 당기순손익에서 시작해 기타포괄손익의 구성요소를 표시하는 보고서(포괄손익계산서)를 따로 보여주는 방법(표 1참조),둘째는 단일의 포괄손익계산서로 보여주는 방법이다.
IFRS가 이같이 선택적인 방법을 허용한 것은 과거 회계기준은 전통적으로 별개의 손익계산서 형태였기 때문에,이런 표시방법에 익숙한 국가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은 보여주는 위치만 달라질 뿐,금융자산의 공정가치가 변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결국 금융자산의 공정가치가 변했다는 것이 재무제표 이용자에게 주는 정보는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무제표 이용자는 IFRS 재무제표상 결과 값뿐만 아니라,그 과정까지 이해해야 보다 유용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핵심 이슈에 집중하라
재무제표 이용자로서 투자자와 채권자가 IFRS의 모든 이슈를 다 잘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그럴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과 포르쉐 회사를 비교하고 싶은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하자.폭스바겐과 포르쉐는 그 브랜드 이미지만 생각해도 확연히 구분이 가는 회사다. 즉 저가 위주의 대중적인 브랜드를 제공하는 폭스바겐과 최고급 승용차의 대명사인 포르쉐의 사업전략이 다르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포르쉐의 경우는 최고급 승용차를 제조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 프리미엄이 폭스바겐보다 훨씬 높으며,가격 민감도가 매우 낮다. 즉,불경기에도 매출의 급락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포르쉐의 수익 인식 이슈는 투자자에게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렇다면 포르쉐의 투자자는 수익인식 외의 이슈를 집중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최고급 승용차 제조회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는 무형자산과 기타 고객서비스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재무제표에 이런 내용이 어떻게 설명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공정가치의 산출근거를 체크하라
역사적 원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두된 측정 기준으로 공정가치가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목적 적합하다는 것은 이미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공정가치의 산출 과정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당 자산이 거래되는 활성시장(active market)이 존재하지 않는다면,공정가치는 각종 평가기법을 이용해 산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평가기법은 고도의 경제학적 · 재무관리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또 평가기법은 필연적으로 합리적인 가정(assumption)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고정금리부 채권(債券)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이런 채권의 공정가치는 시장이자율에 따라 변동된다. 채권의 표시이자율이 5%인데 시장이자율이 6%라면,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다른 데 투자하면 6%를 얻을 수 있는데 5%밖에 못 얻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따라서 채권의 공정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그 결과로 하락한 공정가치는 그 자체로도 중요한 회계정보지만,시장이자율의 향후 예상치가 6%보다 더 높아질지 낮아질지에 따라 해당 채권의 가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한 정보다. 이 경우 시장이자율에 대한 가정 및 추정에 따라 채권의 공정가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면 의사결정에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재무제표 이용자는 공정가치의 산출 근거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태식 한국공인회계사회 연구위원
누군가 여러분에게 재무제표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말하라고 한다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거창한 설명이 나올 수도 있지만,필자는 '경영자의 철학이 숫자로 표현된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IFRS에 대한 설명을 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것이다. 대부분 이런 사람들한테 아무리 쉽게 얘기해도 IFRS의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필자의 전달 능력이 모자란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재무제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별로 기울이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IFRS의 개념적 틀을 제공하는 '개념체계'에서는 '이용자는 경영 및 경제활동과 회계에 대한 합리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며,관련 정보를 분석하기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일 의지가 있는 것으로 가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합리적인 지식'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대학에서 중급회계 이상의 학습 경험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정도의 노력도 없이 IFRS를 이해(경영자의 철학을 이해)한다는 것은 솔직히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원칙 중심 회계를 이해하라
과거 회계기준은 규정 중심이었다. 즉 회계기준에서 상세한 지침을 제공하고,이를 지키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런 규정 중심의 회계기준은 단점이 있다. 회계기준에서 열거한 지침 이외에는 재무제표 작성자가 공격적(creative)으로 회계기준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IFRS는 원칙 중심(principle based)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록 상세한 지침을 열거적으로 나열하지 않았다 해도,논리적인 배경과 체계 내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원칙 중심의 IFRS는 회계 처리의 결과인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 및 경영진의 판단 근거,합리적인 추정을 필연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재무제표 공시사항이 굉장히 많아진다. 때문에 재무제표의 이용자인 투자자는 IFRS에 대한 이해가 더욱 어려워진다.
재무제표 결과값 외에 과정도 알아야
일반적으로 IFRS의 제 · 개정은 공개 초안을 공표한 뒤 긴 기간 동안 충분한 토의를 거친 뒤에 이뤄진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 미국 서브 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IFRS에도 유례없는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단일 회계기준 제정을 맡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굉장히 짧은 기간에 걸쳐 IAS 39를 개정한 것이다.
개정한 내용의 핵심은 단기매매 금융자산을 매도 가능 금융자산으로 재분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단기매매 금융자산의 공정가치 변동은 당기손익에 반영되지만,매도가능 금융자산의 공정가치 변동은 기타포괄손익으로 반영된다. 당기손익과 기타포괄손익 모두 포괄손익계산서에 포함되는데,이런 개정이 무슨 영향이 있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IFRS에서는 포괄손익계산서를 두 가지 형태로 보여줄 수 있다. 첫째는 당기순손익의 구성요소를 표시하는 보고서(별개의 손익계산서)와 당기순손익에서 시작해 기타포괄손익의 구성요소를 표시하는 보고서(포괄손익계산서)를 따로 보여주는 방법(표 1참조),둘째는 단일의 포괄손익계산서로 보여주는 방법이다.
IFRS가 이같이 선택적인 방법을 허용한 것은 과거 회계기준은 전통적으로 별개의 손익계산서 형태였기 때문에,이런 표시방법에 익숙한 국가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은 보여주는 위치만 달라질 뿐,금융자산의 공정가치가 변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결국 금융자산의 공정가치가 변했다는 것이 재무제표 이용자에게 주는 정보는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무제표 이용자는 IFRS 재무제표상 결과 값뿐만 아니라,그 과정까지 이해해야 보다 유용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핵심 이슈에 집중하라
재무제표 이용자로서 투자자와 채권자가 IFRS의 모든 이슈를 다 잘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그럴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과 포르쉐 회사를 비교하고 싶은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하자.폭스바겐과 포르쉐는 그 브랜드 이미지만 생각해도 확연히 구분이 가는 회사다. 즉 저가 위주의 대중적인 브랜드를 제공하는 폭스바겐과 최고급 승용차의 대명사인 포르쉐의 사업전략이 다르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포르쉐의 경우는 최고급 승용차를 제조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 프리미엄이 폭스바겐보다 훨씬 높으며,가격 민감도가 매우 낮다. 즉,불경기에도 매출의 급락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포르쉐의 수익 인식 이슈는 투자자에게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렇다면 포르쉐의 투자자는 수익인식 외의 이슈를 집중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최고급 승용차 제조회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는 무형자산과 기타 고객서비스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재무제표에 이런 내용이 어떻게 설명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공정가치의 산출근거를 체크하라
역사적 원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두된 측정 기준으로 공정가치가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목적 적합하다는 것은 이미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공정가치의 산출 과정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당 자산이 거래되는 활성시장(active market)이 존재하지 않는다면,공정가치는 각종 평가기법을 이용해 산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평가기법은 고도의 경제학적 · 재무관리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또 평가기법은 필연적으로 합리적인 가정(assumption)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고정금리부 채권(債券)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이런 채권의 공정가치는 시장이자율에 따라 변동된다. 채권의 표시이자율이 5%인데 시장이자율이 6%라면,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다른 데 투자하면 6%를 얻을 수 있는데 5%밖에 못 얻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따라서 채권의 공정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그 결과로 하락한 공정가치는 그 자체로도 중요한 회계정보지만,시장이자율의 향후 예상치가 6%보다 더 높아질지 낮아질지에 따라 해당 채권의 가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한 정보다. 이 경우 시장이자율에 대한 가정 및 추정에 따라 채권의 공정가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면 의사결정에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재무제표 이용자는 공정가치의 산출 근거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태식 한국공인회계사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