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조기업] "'나홀로 기업'은 차세대 산업엔진…5만개로 늘리겠다"
"명화 속의 인물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봤습니다. 새로운 생각을 디지털 기술로 현실화한 사례지요. 이런 창조적인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와 마당을 마련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패하더라도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부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도전할 수 있는 마당을 충분히 열어주는 데 힘쓸 것입니다.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1인 창조기업 육성론'이다. 그는 "1인 창조기업이야말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육성해야 할 차세대 산업군"이라고 강조했다. 문화부가 중소기업청과 손잡고 지난해부터 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창작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망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투자를 안 한 거지요. 1인 창조기업의 핵심분야인 콘텐츠 산업이 그렇습니다. 이제 정부가 민간과 함께 창조기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을 떠안아야 할 때입니다. "

실제로 문화부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사업화할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 보유자 37명에게 2000만~4000만원씩 총 13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20억원,내년에는 150억원으로 지원액을 늘릴 계획이다. 이로써 현재 3만7000여개인 1인 창조기업 수를 2014년까지 5만개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개인이 좋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도록 정부는 과감하게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네트워크 역할을 하겠습니다. 일정 기간 돈 버릴 각오를 하고 천재가 나올 때까지 지원할 필요가 있어요. 결과가 금세 안 나오면 비난받겠지만 그것도 감수할 겁니다. 창조기업가들이 필요할 때 자금을 제대로 수혈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유 장관은 "콘텐츠 프로젝트에 투자할 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과 창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문화산업 전문회사 설립요건 중 자본금 1억원 이상을 1000만원으로 낮추는 것이다. 콘텐츠 가치를 평가하는 모델을 개발해 완성보증보험 제도와 연계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은행들이 창조기업에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얘기다.

"올 들어 '앱 이코노미'가 급성장하면서 1인 창조기업에 기회를 넓혀 주고 있습니다. 모든 콘텐츠들이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도록 힘쓸 겁니다. 가령 앱스토어에서 게임등급을 자율화하는 등 규제완화도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

유 장관은 애플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참여자에게 3 대 7로 수익을 보장해준 것은 대기업과 1인 창조기업 간 공정 경쟁의 장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오픈마켓이 활성화되면 대기업과 1인 창조기업 간 불공정 거래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해킹 방지 기술에 대한 연구 · 개발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작권 보호는 창작산업의 기초이기 때문이죠.불법 복제자를 한두 번 단속하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창작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도록 끊임없이 감시하고 견제할 겁니다. 콘텐츠 저작권만큼이나 소프트웨어 저작권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정품 쓰기 운동 또한 강화할 계획입니다. "

유 장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콘텐츠 산업을 지방으로 확산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전국에 산재한 문화산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벤처 스튜디오를 구축해 지역별 창조 클러스터를 만들겠습니다. 창조기업가들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하고 창업 교육도 실시하겠다는 것이죠.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