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미술동네 '잔치'는 이어진다.

하반기 미술시장 지형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유망한 신진,중진,원로,작고 작가들의 작품전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주요 화랑들도 이들의 작품을 내건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꿈틀대는 시장 '스타워즈' 예고

하반기에 전시회를 여는 작가는 세계적인 '블루칩'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비롯해 김환기 이우환 서세욱 김창열 김종학 황주리 임옥상 이석주 신상호 이수동 전준엽 김남표 지용호 김성호 이호철 노세환씨 등 200여명에 이른다. 갤러리 현대 등 메이저 화랑들의 기획전에도 컬렉터를 흥분시킬 만한 작품이 대거 등장한다.

하지만 젊은 작가들의 신작은 많지 않다. 일부 작가들은 작품 가격이 높은 데다 실험성이 너무 강해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에서 주요 화랑들이 전시회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하반기 미술시장이 횡보세에서 벗어나 다소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임에 따라 그동안 작품값이 조정을 받은 중견♥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컬렉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작가 마케팅

메이저 화랑인 갤러리 현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해외 인기 작가를 비롯해 국내 중견,원로,작고 작가 중심의 선별적인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현대는 상반기 기획전인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에서'전과 '박수근 45주기 기념전'의 열기를 하반기까지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해외 작가 가운데 미국 아티스트 사라 모리스(9월),세계 3대 사진 거장 토머스 스트루스(11월)의 국내 첫 개인전을 잡아놓고 있다. 강남 전시장에서는 김창열 서세옥 등 원로 작가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가나아트갤러리는 월트컵 아트전(6월)을 비롯해 가나 사진페스티벌(7월),추상화가 1세대전(12월) 등 대규모 기획전을 통해 하반기 시장을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저평가받은 인기 작가 발굴에 적극적인 가나는 8월에 조각가 지용호와 사양화가 김남표씨의 서울 동행전을 네덜란드 영국 대만 등으로 순회시킬 예정이다. 또 다음 달에는 중견 작가 정명조,이원희의 작품전,10월에 민중 작가 임옥상의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화랑 설립 33주년 기획전인 '현대미술 363인전'으로 미술계에 돌풍을 일으킨 선화랑도 그림 시장이 다소 활기를 띨 것이란 판단에 따라 다음 달에는 중량감 있는 중견 작가 이석주씨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또 빛의 작가 김성호씨(9월)를 비롯해 올해 선미술상 수상작가 이이남씨(10월),원로 작가 김영재씨(11월) 등의 개인전으로 시장 상황을 점검해볼 예정이다.

노화랑 역시 신진 작가뿐만 아니라 인기 작가들의 기획전에 역점을 두고 전시 계획을 짜고 있다. 다음 달에는 박성민씨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김환기-이우환의 동행'전(9월),'사과 작가' 윤병락씨의 개인전(10월)을 차례로 열 예정이다.

국제갤러리는 해외 인기 작가들의 작품에 매기가 붙을 것으로 보고 아베르토 자코메티전(7월),로니 혼의 작품전(9월),안젤름 레일 초대전(11월)으로 승부를 걸 방침이다. 7월2일부터 한 달간 펼쳐질 자코메티 작품전에는 가구 디자이너인 작가의 아들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또 8월 비수기에는 설치작가 양혜규씨를 비롯해 정연두,김소라,사사 등이 참여하는 기획전 '코리안 영아티스트'전을 준비 중이다. 정두언 의원 부인이 운영하는 이화익갤러리는 10월에 '파이어 패인팅' 작가 신상호씨의 작품전을 열어 시장 분위기를 살핀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