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유학을 준비 중이던 학부모 김모씨는 지난해 5월 한 분양업체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이 업체가 미국 자치령인 사이판에서 추진 중인 리조트 사업에 투자하면 현지 E2비자(소액투자비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사이판이 수개월 후면 미 연방에 편입돼 자녀는 미국 본토에서 유학과 체류가 가능하고 김씨는 원금 보장과 함께 연 7% 이상의 이익금도 챙길 수 있다는 '1석2조'의 투자였다. 김씨는 이에 1억7000만원을 투자했지만 업체 측은 이후 감감무소식이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대검과 공동 수사를 통해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 등 2명을 사기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사이판이 2009년 11월28일자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귀속된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총 10억원가량을 가로챘다. 그러나 검찰이 주한 미국대사관에 확인한 결과 사이판 E2비자로는 미국 본토에서 체류할 수 없고 자녀 유학도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