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과 집전화 가입자는 쿡TV스카이라이프 공짜.'울산 지역의 한 KT대리점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배포한 전단지 내용이다. 월 2만원짜리 쿡TV스카이라이프가 무료라는 이 광고문은 케이블TV업계의 강경 대응을 부르는 단초가 됐다.

케이블TV 단체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3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쿡TV스카이라이프의 판매 중지를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한 데 이어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행위로 제소할 방침이다.

쿡TV스카이라이프는 KT 인터넷TV(IPTV) 브랜드인 쿡TV의 주문형비디오(VOD)와 스카이라이프의 실시간 고화질(HD) 방송채널 63개를 묶은 융합형 방송상품이다. KT는 하이브리드 상품을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이동전화 등과 하나로 묶어 판매, 지난해 9월 이후 2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가격은 3년 약정으로 결합상품에 가입할 경우 월 8000원(이코노미 상품 기준)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케이블협회는 쿡TV스카이라이프가 저가 경쟁으로 공정한 시장경쟁을 훼손하고 방송콘텐츠 사업자(PP)들을 고사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협회는 또 가입자,이용약관,이용 요금 관련 업무를 KT가 대행하는 것은 위성방송사업자가 아닌 KT의 권한 남용에 해당하고 하이브리드 상품판매와 관련된 투자비를 KT가 전액 부담하는 것은 계열사 부당지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저가 경쟁은 방송서비스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시장을 혼란시킬 것"이라며 "조만간 공정위에 KT를 불공정행위로 제소하는 것은 물론 형사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방통위의 인가를 받아 상품을 출시한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상품 가입자가 늘면 PP에 돌아가는 몫이 자연스럽게 늘어나 방송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하는 측면이 있다"며 "스카이라이프는 PP에 대한 방송수신료 분배비율이 케이블TV보다 더 높다"고 주장했다.

KT는 자회사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부당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케이블TV업계는 하이브리드 상품과 관련된 시설투자비를 KT가 전액 부담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