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신용등급 강등…EU는 집안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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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이어 피치 'AA+'로
獨 "자격없는 나라 퇴출해야"…유로존 "불난집 부채질" 발끈
獨 "자격없는 나라 퇴출해야"…유로존 "불난집 부채질" 발끈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뉴욕 증시가 하락하고 유로화 가치도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더구나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 국가들에서 긴축정책에 대한 반대가 거세지는 와중에 유로존 최우량국인 독일은 이웃 국가들과 갈등도 키우고 있어 위기 해결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스페인 신용등급 하락
30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한 달 전 먼저 신용등급을 내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등급을 맞춘 것이다. 무디스도 조만간 등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피치는 "이번 조정은 스페인이 재정적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중장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1.2%까지 치솟은 재정적자 규모를 2013년 3%까지 줄이는 긴축재정안을 지난 27일 의회에서 통과시키면서 2012년과 2013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5%,2.9%로 제시했다. 피치는 그러나 "스페인의 경제회복 속도는 정부 예상보다 훨씬 저조할 것"이라며 "특히 저축은행의 구조조정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90억유로 규모의 펀드를 조성,부실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피치는 이로 인해 스페인 정부 부채가 2007년 GDP 대비 40%에서 2013년 78%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그러나 "스페인의 신용이 아직은 매우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스페인의 신용등급은 한국의 A+에 비하면 세 단계나 높다.
◆불안한 금융시장
그러나 금융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은 유럽 증시 폐장 이후 발표돼 유럽 시장에는 영향이 없었지만 뉴욕 증시는 크게 떨어졌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22.36포인트(1.19%) 떨어진 10,136.63에 장을 마감했다. 유로화 역시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2286달러에 거래되면서 전날보다 0.7% 떨어졌다. 한때 1.21달러대까지 내려가면서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 국가들의 개혁안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불안감 확산 때문이다. 실제 포르투갈에서는 29일 약 30만명의 시민들이 정부의 긴축재정안에 반대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스페인 역시 노동시장 개혁을 둘러싸고 노조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20%가 넘는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과 해고 절차를 간소화한 노동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회당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야당은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지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장 총선을 실시할 경우 보수 야당인 대중당이 집권당인 사회당보다 42석을 더 차지해 다수당이 될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호세 사파테로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은 급속도로 정치적 기반을 잃고 있다고 AFP가 전했다.
◆반목 키우는 독일
독일의 독자 행보에 대한 유로 국가들의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로렌조 비니 스마기 집행이사는 28일 "유로존 국가 중 자격이 없는 국가는 탈퇴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에 대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며 "결국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결하는 비용만 키웠다"고 비난했다. 누트 벨링크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도 최근 "공매도를 금지한 독일의 일방적인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른 유럽 국가와 협의했어야 했다"고 가세했다. 프랑스도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의 산업구조와 과잉 무역흑자가 역내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태완 기자/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스페인 신용등급 하락
30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한 달 전 먼저 신용등급을 내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등급을 맞춘 것이다. 무디스도 조만간 등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피치는 "이번 조정은 스페인이 재정적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중장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1.2%까지 치솟은 재정적자 규모를 2013년 3%까지 줄이는 긴축재정안을 지난 27일 의회에서 통과시키면서 2012년과 2013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5%,2.9%로 제시했다. 피치는 그러나 "스페인의 경제회복 속도는 정부 예상보다 훨씬 저조할 것"이라며 "특히 저축은행의 구조조정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90억유로 규모의 펀드를 조성,부실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피치는 이로 인해 스페인 정부 부채가 2007년 GDP 대비 40%에서 2013년 78%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그러나 "스페인의 신용이 아직은 매우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스페인의 신용등급은 한국의 A+에 비하면 세 단계나 높다.
◆불안한 금융시장
그러나 금융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은 유럽 증시 폐장 이후 발표돼 유럽 시장에는 영향이 없었지만 뉴욕 증시는 크게 떨어졌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22.36포인트(1.19%) 떨어진 10,136.63에 장을 마감했다. 유로화 역시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2286달러에 거래되면서 전날보다 0.7% 떨어졌다. 한때 1.21달러대까지 내려가면서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 국가들의 개혁안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불안감 확산 때문이다. 실제 포르투갈에서는 29일 약 30만명의 시민들이 정부의 긴축재정안에 반대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스페인 역시 노동시장 개혁을 둘러싸고 노조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20%가 넘는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과 해고 절차를 간소화한 노동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회당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야당은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지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장 총선을 실시할 경우 보수 야당인 대중당이 집권당인 사회당보다 42석을 더 차지해 다수당이 될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호세 사파테로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은 급속도로 정치적 기반을 잃고 있다고 AFP가 전했다.
◆반목 키우는 독일
독일의 독자 행보에 대한 유로 국가들의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로렌조 비니 스마기 집행이사는 28일 "유로존 국가 중 자격이 없는 국가는 탈퇴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에 대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며 "결국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결하는 비용만 키웠다"고 비난했다. 누트 벨링크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도 최근 "공매도를 금지한 독일의 일방적인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른 유럽 국가와 협의했어야 했다"고 가세했다. 프랑스도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의 산업구조와 과잉 무역흑자가 역내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태완 기자/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