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별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3.03% 올라 토지 소유자의 세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누진세율 구조여서 땅값 상승폭보다 세금 증가폭이 클 수 있다. 별도합산 대상인 상업용 토지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지가에 곱해 과세표준액을 산출하는 비율)이 올해 75%로 5%포인트 높아져 세부담이 늘어난다. 다만 지가상승률이 10%를 웃돈 2003~2008년에 비해선 세금 증가세가 가파르지 않을 전망이다.

◆공시지가 전국 절반 올라

개별 공시지가가 오른 땅은 총 1385만여 필지로 공시대상의 46.3%다. 수도권은 전체 559만여 필지 중 76%인 413만여 필지가 올랐다. 떨어진 곳은 6.7%인 36만여 필지에 그쳤다.

작년 1월 1일 기준 공시지가가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전년대비 0.81% 하락 한것과 비교하면 대부분 회복세를 보인 셈이다. 상승률은 수도권이 3.65%,지방 광역시 1.35%,지방 시 · 군이 2.16%를 기록했다. 전국 249개 시 · 군 · 구 중 246곳의 땅값이 올랐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각종 도로 건설 등 호재가 많았던 수도권과 강원도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인천은 4.49%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서울이 3.97%,경기가 3.13% 상승했다. 인천은 작년 전국 땅값이 떨어질 때에도 2%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던 곳으로 올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강원도는 서울~춘천~양양고속도로,제2영동고속도로 등의 건설과 경춘선 복선화,중앙선 확충 등의 호재에 힘입어 3.14% 올랐다.

작년 2.21%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나타낸 전북은 0.92% 오르는 데 머물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경기침체 등과 맞물려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고 국토해양부는 설명했다.

시 · 군 단위에선 하남시 땅값 상승률이 8.15%로 가장 높았다. 시범지구인 미사,3차지구인 감일 등 보금자리주택지구 개발이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인천에선 계양구가 7.07%,강화군 6.82%,옹진군이 6.14%씩 상승해 강한 상승세를 탔다. 충남 당진은 6.68%,강원 춘천 6.21%,경기 김포는 5.98%씩 올랐다.

◆세액 증가율 한 자릿수 그칠 듯

전국 공시대상 토지의 절반가량은 지가 상승으로 작년보다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공시지가가 작년과 똑같은 1190만여 필지(39.8%)도 종부세 별도합산 과세 대상이라면 세금이 작년보다 많아진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의 2의 경우 공시지가는 작년과 같은 105억4739만원이다.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변하지 않는다면 올해 재산세는 2833만여원으로 작년과 같다.

그러나 별도합산 대상이어서 종부세는 4904만원에서 4937만원으로 33만원 많아진다. 종합합산 대상 토지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80%이지만 별도합산 토지는 작년보다 5%포인트 높아진 75%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는 "별도합산 토지의 종부세 과표가 80억원으로 높아져 대상 토지가 크게 줄어들고 종부세율도 200억원 이하는 0.5% 등으로 인하돼 대규모 토지를 제외하고는 세액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지분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작년 70%였으나 올해 적용 비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재산세 고지서를 발송하는 7월 중순 이전까지 비율을 확정할 방침이다. 만약 지방세수 부족 등으로 이 비율을 작년(70%)보다 올린다면 토지 소유자들의 세부담도 더 늘어나게 된다.

개별 공시지가에 대한 이의신청은 토지 소재지 시 · 군 · 구에 6월 30일까지 가능하다. 이의신청이 접수된 필지에 대해선 시장 · 군수 · 구청장이 다시 조사해 7월 중 재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종부세 종합합산 · 별도합산=종부세는 개인이 보유한 전국의 모든 토지를 합산해 과세한다. △나대지 △잡종지 △부재지주 소유 농지 △일반 건축물 부속토지 중 기준면적 초과 토지 등을 합쳐 공시지가 5억원을 넘으면 종합합산 대상이 된다. 별도합산 과세 대상은 상업용으로 쓰이는 공시지가 80억원 이상 토지다. 과표산출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합합산 80%,별도합산 7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