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하실래요] 커피의 역사‥네덜란드로 간 '7개 커피 씨앗' 세계인의 음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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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원산…처음엔 약으로
이슬람 세계서 널리 음용
고종황제, 한국 최초 커피마니아
이슬람 세계서 널리 음용
고종황제, 한국 최초 커피마니아
커피는 60억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음용하는 가장 인기 있는 기호 음료다. 사람들이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공식적으로는 900년께 페르시아의 내과의사 라제스(Razi)의 의학서적에 '커피'가 최초로 등장한다.
흔히 '블랙의 행복'으로 불리며 인류에게 즐거움을 주는 커피의 식물학상 속명은 '코페아(coffea)'이다. 처음 커피 열매가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갈 당시 커피는 '카와(qahwa)'라고 불렸다. 아랍인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커피 기원은 에티오피아
세상에 가장 널리 알려진 커피의 기원과 관련된 전설은 에티오피아에서 염소를 기르던 목동 '칼디(Kaldi)'에 관한 얘기다. 칼디는 어느 날 그의 염소들이 붉은 열매와 짙은 녹색잎이 달린 관목 주위를 즐겁게 춤추며 도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이상히 여겨 원인을 찾던 칼디는 붉은 열매가 염소들을 흥분시킨다는 것을 알고 수도원 승려들에게 알려줬다. 승려들은 커피열매가 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덜어주는 것을 발견했고 기도할 때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커피가 세계인들이 애용하는 음료로 자리잡기까지는 이슬람교도의 역할이 컸다. 원산지인 아비시니아(현재의 에티오피아)에서 아라비아로 커피가 처음 전파됐으며 메카 등지로 확산됐다. 그 뒤 이란을 거쳐 터키로 전달된 커피는 이슬람교도들에 의해 널리 음용되었지만 외부로의 유출은 철저히 금지됐다. 커피를 최초로 경작한 아라비아 사람들은 주요 수입원인 커피나무의 유출을 막기 위해 커피 열매를 삶거나 불로 건조하지 않으면 그 지방에서 가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1600년께 인도에서 온 순례자 바바 부단에 의해 밀반출된 7개의 커피 종자는 결국 네덜란드 상인의 손에 넘겨져 네덜란드의 온실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의 마라바르 지방에서 커피가 재배되기 시작했고,1696년 다시 인도네시아 자바의 바타비아 지역으로 전파됐다. 네덜란드 식민지들은 유럽에 커피를 공급하는 주요 커피 생산지가 됐다.
◆115년 전 한국에 커피 첫 전파
동양은 잎사귀 차 문화에 익숙해 진한 '커피 문화'는 상당히 늦게 전해졌다. 동양과 커피가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878년 일본에 묘목이 들어오면서부터다. 도쿄엔 1888년 첫 커피전문점이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처음 접한 사람은 고종황제였다. 1895년 공식적으로 '커피'가 첫 등장했다. 아관파천 때 러시아 공관으로 피신했던 고종은 커피를 처음 마셨다고 전해진다. 그 뒤 궁으로 돌아온 고종은 덕수궁 내에 '정관헌'이라는 최초의 서양식 건물을 지었다. 고종은 이곳에서 신하들과 함께 서양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다과를 즐겼다.
1910년 한일병합이 되면서 일본식 다방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이곳에서는 커피와 위스키를 팔았다. 1929년 종로에 다방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다방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문화예술인들이 주로 모여들어 다방은 예술과 문학,철학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시인 이상은 금홍이라는 기생과 함께 1933년 종로에 '제비'라는 이름의 다방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부대를 통해 인스턴트 커피도 들어왔다. 인스턴트 커피는 커피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1968년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생산하는 최초의 회사가 설립됐다. 인천에 근거지를 둔 '동서커피'가 그 주인공이다. 국산 커피가 생산되면서 커피광고가 시작됐고,커피는 대중 기호 음료로 자리잡게 됐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원두커피를 찾는 소비자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흔히 '블랙의 행복'으로 불리며 인류에게 즐거움을 주는 커피의 식물학상 속명은 '코페아(coffea)'이다. 처음 커피 열매가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갈 당시 커피는 '카와(qahwa)'라고 불렸다. 아랍인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커피 기원은 에티오피아
세상에 가장 널리 알려진 커피의 기원과 관련된 전설은 에티오피아에서 염소를 기르던 목동 '칼디(Kaldi)'에 관한 얘기다. 칼디는 어느 날 그의 염소들이 붉은 열매와 짙은 녹색잎이 달린 관목 주위를 즐겁게 춤추며 도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이상히 여겨 원인을 찾던 칼디는 붉은 열매가 염소들을 흥분시킨다는 것을 알고 수도원 승려들에게 알려줬다. 승려들은 커피열매가 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덜어주는 것을 발견했고 기도할 때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커피가 세계인들이 애용하는 음료로 자리잡기까지는 이슬람교도의 역할이 컸다. 원산지인 아비시니아(현재의 에티오피아)에서 아라비아로 커피가 처음 전파됐으며 메카 등지로 확산됐다. 그 뒤 이란을 거쳐 터키로 전달된 커피는 이슬람교도들에 의해 널리 음용되었지만 외부로의 유출은 철저히 금지됐다. 커피를 최초로 경작한 아라비아 사람들은 주요 수입원인 커피나무의 유출을 막기 위해 커피 열매를 삶거나 불로 건조하지 않으면 그 지방에서 가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1600년께 인도에서 온 순례자 바바 부단에 의해 밀반출된 7개의 커피 종자는 결국 네덜란드 상인의 손에 넘겨져 네덜란드의 온실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의 마라바르 지방에서 커피가 재배되기 시작했고,1696년 다시 인도네시아 자바의 바타비아 지역으로 전파됐다. 네덜란드 식민지들은 유럽에 커피를 공급하는 주요 커피 생산지가 됐다.
◆115년 전 한국에 커피 첫 전파
동양은 잎사귀 차 문화에 익숙해 진한 '커피 문화'는 상당히 늦게 전해졌다. 동양과 커피가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878년 일본에 묘목이 들어오면서부터다. 도쿄엔 1888년 첫 커피전문점이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처음 접한 사람은 고종황제였다. 1895년 공식적으로 '커피'가 첫 등장했다. 아관파천 때 러시아 공관으로 피신했던 고종은 커피를 처음 마셨다고 전해진다. 그 뒤 궁으로 돌아온 고종은 덕수궁 내에 '정관헌'이라는 최초의 서양식 건물을 지었다. 고종은 이곳에서 신하들과 함께 서양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다과를 즐겼다.
1910년 한일병합이 되면서 일본식 다방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이곳에서는 커피와 위스키를 팔았다. 1929년 종로에 다방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다방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문화예술인들이 주로 모여들어 다방은 예술과 문학,철학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시인 이상은 금홍이라는 기생과 함께 1933년 종로에 '제비'라는 이름의 다방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부대를 통해 인스턴트 커피도 들어왔다. 인스턴트 커피는 커피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1968년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생산하는 최초의 회사가 설립됐다. 인천에 근거지를 둔 '동서커피'가 그 주인공이다. 국산 커피가 생산되면서 커피광고가 시작됐고,커피는 대중 기호 음료로 자리잡게 됐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원두커피를 찾는 소비자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