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하실래요] 커피전쟁‥기업형 커피전문점 2000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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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해외브랜드간 진검승부 시작됐다
2조3000억원…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
1년새 30%나 증가했다.
2조3000억원…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
1년새 30%나 증가했다.
커피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고급 에스프레소(원두가루에 고압을 가해 추출한 커피 원액) 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커피전문점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장 성장세도 폭발적이다.
실제 커피전문점 커피음료 커피믹스 등을 포함한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3000억원(닐슨 데이터 및 주요 커피전문점 매출 기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해 전(1조7800억원)에 비해 30%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올해도 20% 선의 고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식음료업계는 전망한다. 식음료 업체들이 프리미엄급 커피음료에 대한 판촉전에 본격 뛰어든 데다 커피전문점들의 출점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커피전문점들 간 경쟁이 뜨겁다. 국내외 유명 업체들이 운영하는 기업형 브랜드 커피전문점은 지난 3월 말 현재 1475개(상위 8개사 기준)로 1년 새 400여개나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이미 100여개가량 늘어났다. 이들 업체는 또 연내 550여개를 추가 개설할 예정이어서 올해 말이면 '커피전문점 2000개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스타벅스 등 점포수 상위 5개사의 매출도 5673억원으로 전년보다 32.7% 증가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카페띠아모 라바짜 등의 실적까지 합치면 작년 커피전문점 시장은 7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커피전문점들은 그야말로 '공격적'이다. 상당수 업체들이 올 매출이나 가맹점수를 30%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잡고있다. 토종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가맹사업에 나서 1년여 만에 전국 200호점을 돌파하며 현재 213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연말까지 가맹점수를 300개로 늘리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CJ그룹의 투썸플레이스도 20~30대 여성들 사이에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시장을 빠른 속도로 넓혀가고 있다. 직영점 체제로 운영하다 2008년 말부터 가맹점 시스템으로 전환,현재 가맹점 55개를 포함해 총 80개의 점포를 가동 중이다. CJ푸드빌의 체계적인 지원을 무기로 올해 가맹점수를 150여개로 늘리기로 했다. 국내 270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는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인 '카페 띠아모'는 프리미엄 커피를 새로운 상품 아이템으로 도입,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 결과 여름엔 아이스크림과 커피 매출비중이 6 대 4,겨울에는 3 대 7로 두 품목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엔제리너스커피는 290여개인 가맹점수를 연말까지 350여개로 늘려 가맹점수 1위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할리스커피는 작년 말 218개였던 가맹점수를 올해 말 290여개로 확대해 올 매출(목표 1140억원)을 작년 대비 31%나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도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에스프레소 시장이 전체 커피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20~30% 수준이어서 당분간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식음료 업체들도 커피음료를 올해 전략 판촉상품으로 설정했다. 다른 음료시장과 달리 커피음료 부문 성장률이 올해 1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5200억원 선이었던 커피음료 시장은 올해 5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원두를 이용한 프리미엄 캔커피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25%의 성장률을 보인 프리미엄 캔커피 시장규모는 올해 30~40%가량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원두 캔커피 '산타페'를 통해 10여년간 매년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온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산타페 일러스트' 2종을 새로 출시했다. 또 '산타페 블랙아이스'를 추가로 내놓아 올해 원두 캔커피 매출을 작년에 비해 3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솔루블 커피'(봉지나 병에 커피 가루만 들어있는 제품) 시장에서 72%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동서식품은 '맥심 T.O.P'로 커피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8년 6월 첫 선을 보인 이후 4000만개 넘게 팔렸다. 연말까지 누계 판매 기준으로 6500만개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코카콜라는 일본시장에서 검증받은 캔커피 '조지아 커피'를 2008년 국내에 출시한 이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조지아'는 전세계 캔커피 음료시장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적 브랜드"라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급 커피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이 가정에서도 인스턴트 커피 대신 원두 커피를 찾으며 백화점 내 에스프레소 기기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올 1분기 에스프레소 기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7% 증가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