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다운사이징이 가속화하면서 소형주택시장을 겨냥한 부동산 디벨로퍼들의 개발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나 복합쇼핑몰 등 대형부동산 개발사업이 분양시장 침체로 난관에 부닥치자,1억원대에서 투자가 가능한 원룸주택,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개발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은 소형주택 · 전문 임대시설 개발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심에 있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는 땅을 보유한 기업들과 부동산 개발금융,시공사를 묶어 도시형 생활주택,실버주택,요양병원 등을 건립키로 한 것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정유사들이 갖고 있는 주유소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몇 곳에 도시형 생활주택 등을 지을 계획"이라며 "디벨로퍼,금융사,시공사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를 만들어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T나 우정사업본부 등의 유휴 부동산,기업구조조정용 부동산을 보유한 캠코 등의 보유자산도 이런 개발방식에 참여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내에선 아직 사례가 없지만 일본의 경우 공공기관 옛 청사를 관청과 상업 · 주거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빌딩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 사장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옛 청사를 이런 방식으로 개발하면 도심에 소형주택 등의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주택 다운사이징으로 생겨나는 여유 자금을 소규모 투자상품으로 연결시키려는 부동산 업계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디벨로퍼들은 서울 · 수도권 주민들이 집 크기를 줄여 만든 여유 자금으로 도시 외곽에 1억원대 전원주택(세컨드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디벨로퍼는 충북 음성군 감곡면 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IC 인근에 통나무 주택 80채를 지어 분양을 마쳤다. 세대당 500㎡ 정도의 부지에 60㎡ 안팎으로 지은 소형 전원주택이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 전원에 세컨드홈을 장만하려는 통나무 주택 동호인들을 겨냥해 분양한 것이 맞아떨어졌다.

권대중 레피드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중산층은 서울서 1시간 거리 이내,투자금 1억~1억5000만원,주거면적 100㎡ 이내의 단층 주택을 원한다"며 "최근 이런 전원주택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도권 외곽 전원주택 용지의 경우 4000만원 안팎이면 500㎡ 정도를 분양받을 수 있다. 여기에 100㎡짜리 주택을 짓는 데 1억원가량의 건축비가 소요돼 1억5000만원 수준이면 세컨드홈을 장만할 수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