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외국인 투자자금 중 대부분이 유럽계 자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남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으로 외국인은 이달에만 국내증시에서 6조1000억원을 순매도했고, 이중 유럽지역 투자자금이 4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유럽계 자금의 순매도 규모는 전체 외국인 순매도의 69.4%에 해당한다.

주요 순매도 국가로는 영국이 2조163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만아일랜드 1조8180억원, 프랑스 7463억원, 네덜란드 4107억원 순이었다.

조세회피지역 등 기타 지역도 2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미국과 아시아 지역 투자자들은 각각 3380억원, 2954억원을 순매수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외국인 매도세가 추세적이라기 보다는 시장 변동성을 이용한 차익거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계 자금들이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가 확대되자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주식)을 매도하는 현·선물간 차익거래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유럽 리스크로 국내 주식 보유지분을 줄이려 했다기 보다는 선·현물간 차익수취를 위한 차익거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상장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상장채권은 3조5000억원을 순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유럽지역 투자자들이 2조3000억원을 순투자해 전체 순투자의 67%를 차지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