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의 시가총액이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황제로 군림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를 추월한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영원한 승자가 없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였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근 선정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세계 100대 IT 기업 순위(테크100) 역시 승자의 자리 바뀜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의 2차전지 업체 BYD가 애플(2위)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기가 16위에 올라 주목받았다. 비즈니스위크는 연매출 5억달러 이상인 IT 기업 가운데 △매출 성장률 △주주 수익률을 주요 잣대로 미래 IT 산업을 선도할 기업들을 선정했다. MS,삼성전자,LG전자 등은 이번 조사에서는 10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국내 기업은 삼성전기가 유일

애플은 2위에 올라 아이팟과 아이폰이 이끈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3위는 중국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텐센트홀딩스,4위는 미국의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이 차지했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 유일하게 순위에 든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해 86위에서 70계단 뛰어올라 16위가 됐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순익도 무려 479%나 늘어나는 등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점이 평가받았다.

100대 기업 중 가장 많은 기업을 배출한 국가는 미국으로 총 44개사에 달했다. 아시아권에선 39개 기업이 100대 기업에 포함됐는데 그 중 11개사가 중국 기업이었다. 반면 유럽은 7개에 그쳐 미래 IT 산업의 판도 역시 미국과 아시아가 주도할 것임을 예고했다.



◆버핏이 투자한 회사

올해 1위로 뽑힌 BYD는 1995년 휴대폰용 2차전지 생산을 위해 설립된 벤처기업으로 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중국에서 가장 앞서 전기자동차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BYD의 주주 수익률은 246%에 달해 100대 IT 기업 중 1위에 올랐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이후 주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버핏은 2008년 BYD 지분 10%를 2억3000만달러에 매입했고,이후 1년 동안 주가는 7배나 올랐다. 이 회사 창립자인 왕촨푸 회장의 재산도 8억8000만달러에서 51억달러로 불어나 지난해 중국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폭스바겐에 이어 다임러까지 BYD와 전기자동차 개발 제휴를 맺을 만큼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BYD는 다임러와 최근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맺고 총 6억위안(약 1000억원)을 투입해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외신은 다임러의 디자인 및 판매 노하우와 BYD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YD는 올해 말부터 미국시장에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