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9% 늘어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월별 증가율은 올 들어 1월 37.0%, 2월 18.8%, 3월 22.1%로 점차 둔화되는 추세인데다,전월 대비 증가율도 0.2%로 역시 연초에 비해 미약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향후 경기를 예상케 해주는 경기선행지수가 지난달보다 1.2%포인트 떨어지며 올 들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냄으로써 경기회복세가 한풀 꺾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가 7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선행지수를 따라가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동행지수도 하반기부터는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금융시장은 지난 주말을 고비로 안정국면을 되찾기는 했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이나 유럽에서 새로운 악재라도 나올 경우 언제 다시 요동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물론 경기둔화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기우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어제 한국이 올해와 내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4%의 잠재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도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연초의 높은 증가세로 인한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하반기에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그렇더라도 천안함 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이나 남유럽 재정위기가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태이고 보면 안정적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위험요인들이 여전히 잠재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지난주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것 역시 또 다른 파장(波長)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경기지표 동향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 초저금리 기조 유지가 어려워지면 부동산 시장을 비롯 경제 전체가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아직 우리 경제는 어두운 터널을 다 빠져 나오지 못했다. 정부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경제 운용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