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25시] 회장님은 '경제 외교관'…기업인 명예영사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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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LG家 7명으로 가장 많아
李대통령도 부탄 명예영사 지내
범LG家 7명으로 가장 많아
李대통령도 부탄 명예영사 지내
체육단체 수장이나 경제교류 협의회장 등과 더불어 기업인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중요한 채널이 있다. 명예영사 자리다. 현재 국내에는 96개국에서 임명장을 받은 119명의 명예영사가 있다. 이들 중 90% 이상이 기업인이다. 대부분 해당 국가와 사업상 인연을 바탕으로 명예영사직을 맡았으며,이를 통해 그곳 정 · 재계 인사들과 돈독한 인맥을 다져 나가고 있다. 보수는커녕 오히려 자비를 들여야 하는 자리지만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양국 간 교류 증진에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하는 '경제 외교관'이 명예영사다.
◆명예영사 명문가 범 LG家
국내 기업 중 명예영사를 가장 많이 맡고 있는 곳은 LS그룹을 중심으로 한 범LG가다. '구(具)씨 패밀리' 중 전 · 현직 명예영사가 7명이나 된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지난달 27일 베트남 명예영사에 취임한 구자열 LS전선 회장.LS전선의 베트남 법인은 하노이와 호찌민 2개 공장에서 600여명의 현지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현지 최대 전선업체다. 구 회장의 부친 구평회 E1 명예회장도 과거 페루 명예영사를 지냈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3남인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칠레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칠레는 세계 최대 동(구리) 생산국이다. 구자명 · 자열 회장의 삼촌인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은 멕시코 명예영사로 있다. 또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엘살바도르,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이 니카라과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구 회장의 형인 구자훈 LIG손해보험 회장도 우루과이 명예영사를 지냈다.
범LG가의 특징은 명예영사를 맡은 나라가 한결같이 중남미 국가들이라는 점.LS그룹이 자원 ·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데다 구자훈 회장이 한 · 중남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예영사를 부자,형제,부부가 같이 맡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스 명예영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선친인 김종희 전 한국화약 회장이 초대이고,김 회장이 2대째다. 김 회장은 재계의 소문난 '의리파'답게 주한 그리스 대사관을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 27층에 입주시켰다. 김영대 대성 회장과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형제 명예영사 케이스.형은 에콰도르,동생은 몽골 명예영사다. 몽골의 경우 김 회장 외에도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 등 5명으로 가장 많다. 해운사인 코스모스쉽핑의 강의구 회장(포르투갈)과 선박검사대행사인 코스모스마린뷰류의 구정숙 대표(캄보디아)는 국내 유일의 부부 명예영사다.
명예영사는 1970년대 외무부가 중심이 돼 기업인과 각국을 연결해주다 보니 당시 교역의 주축이 됐던 종합상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많다. 올해로 33년째를 맞는 최장수 명예영사인 조해형 나라홀딩스 회장이 대표적이다.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 성곡 김성곤 회장의 맏사위인 그는 1977년 ㈜쌍용 사장 때부터 아이슬란드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박세용 한호재단 이사장(탄자니아),윤영석 두산중공업 고문(우간다) 역시 각각 현대종합상사와 ㈜대우 사장 출신이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크로아티아 명예영사를 지냈다. 그는 넥타이의 종주국 크로아티아산 넥타이만 매고 다녔고,기회될 때마다 지인들에게 자랑할 정도로 명예영사직에 자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의 후임으로는 양인모 삼성엔지니어링 고문이 지명됐으니 삼성맨 간에 바통 터치가 이뤄진 셈이다.
◆MB도 명예영사 출신
명예영사 출신으로 가장 '출세'한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일 게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 · 회장 시절 히말라야 지역의 소왕국 부탄 명예영사를 지냈다. 그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형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은 지난해부터 헝가리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명예영사는 본래 여권 및 비자 발급과 같은 영사 업무도 담당하지만,요즘 국내 명예영사들은 이보다는 양국 간 교류 증진에 주력한다. 올초 칠레 대지진 당시 주부산 칠레 명예영사인 김성태 동일조선 사장은 성금 모금 활동에 앞장서는 미담을 남겼다. 지난해 7월 과테말라 명예영사가 된 정희자 아트선재센터 관장(김우중 전 대우회장 부인)은 중남미 미술전 개최를 명예영사의 주요 활동으로 삼고 있다.
명예영사들은 명예영사단이라는 모임을 조직,매월 정기 모임도 갖고 있다. 단장인 조해형 회장은 "우리나라가 굵직한 국제 행사를 유치할 때마다 명예영사들이 평소 구축해 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명예영사단은 1일 가평베네스트CC에서 주한 대사 16명을 초청,친선 골프대회를 연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
◆명예영사 명문가 범 LG家
국내 기업 중 명예영사를 가장 많이 맡고 있는 곳은 LS그룹을 중심으로 한 범LG가다. '구(具)씨 패밀리' 중 전 · 현직 명예영사가 7명이나 된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지난달 27일 베트남 명예영사에 취임한 구자열 LS전선 회장.LS전선의 베트남 법인은 하노이와 호찌민 2개 공장에서 600여명의 현지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현지 최대 전선업체다. 구 회장의 부친 구평회 E1 명예회장도 과거 페루 명예영사를 지냈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3남인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칠레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칠레는 세계 최대 동(구리) 생산국이다. 구자명 · 자열 회장의 삼촌인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은 멕시코 명예영사로 있다. 또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엘살바도르,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이 니카라과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구 회장의 형인 구자훈 LIG손해보험 회장도 우루과이 명예영사를 지냈다.
범LG가의 특징은 명예영사를 맡은 나라가 한결같이 중남미 국가들이라는 점.LS그룹이 자원 ·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데다 구자훈 회장이 한 · 중남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예영사를 부자,형제,부부가 같이 맡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스 명예영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선친인 김종희 전 한국화약 회장이 초대이고,김 회장이 2대째다. 김 회장은 재계의 소문난 '의리파'답게 주한 그리스 대사관을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 27층에 입주시켰다. 김영대 대성 회장과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형제 명예영사 케이스.형은 에콰도르,동생은 몽골 명예영사다. 몽골의 경우 김 회장 외에도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 등 5명으로 가장 많다. 해운사인 코스모스쉽핑의 강의구 회장(포르투갈)과 선박검사대행사인 코스모스마린뷰류의 구정숙 대표(캄보디아)는 국내 유일의 부부 명예영사다.
명예영사는 1970년대 외무부가 중심이 돼 기업인과 각국을 연결해주다 보니 당시 교역의 주축이 됐던 종합상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많다. 올해로 33년째를 맞는 최장수 명예영사인 조해형 나라홀딩스 회장이 대표적이다.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 성곡 김성곤 회장의 맏사위인 그는 1977년 ㈜쌍용 사장 때부터 아이슬란드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박세용 한호재단 이사장(탄자니아),윤영석 두산중공업 고문(우간다) 역시 각각 현대종합상사와 ㈜대우 사장 출신이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크로아티아 명예영사를 지냈다. 그는 넥타이의 종주국 크로아티아산 넥타이만 매고 다녔고,기회될 때마다 지인들에게 자랑할 정도로 명예영사직에 자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의 후임으로는 양인모 삼성엔지니어링 고문이 지명됐으니 삼성맨 간에 바통 터치가 이뤄진 셈이다.
◆MB도 명예영사 출신
명예영사 출신으로 가장 '출세'한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일 게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 · 회장 시절 히말라야 지역의 소왕국 부탄 명예영사를 지냈다. 그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형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은 지난해부터 헝가리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명예영사는 본래 여권 및 비자 발급과 같은 영사 업무도 담당하지만,요즘 국내 명예영사들은 이보다는 양국 간 교류 증진에 주력한다. 올초 칠레 대지진 당시 주부산 칠레 명예영사인 김성태 동일조선 사장은 성금 모금 활동에 앞장서는 미담을 남겼다. 지난해 7월 과테말라 명예영사가 된 정희자 아트선재센터 관장(김우중 전 대우회장 부인)은 중남미 미술전 개최를 명예영사의 주요 활동으로 삼고 있다.
명예영사들은 명예영사단이라는 모임을 조직,매월 정기 모임도 갖고 있다. 단장인 조해형 회장은 "우리나라가 굵직한 국제 행사를 유치할 때마다 명예영사들이 평소 구축해 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명예영사단은 1일 가평베네스트CC에서 주한 대사 16명을 초청,친선 골프대회를 연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