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로 투자하는 역외펀드는 어떤게 있나요?"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 담당 수석연구원은 요즘 거액자산가들로부터 유로화 기준 역외펀드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펀드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도 이런 문의가 종종 게시판에 오른다. 이 같은 질문에는 유로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잘 활용하면 환차익과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함께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최악의 국면에 있지만 조만간 해결책을 찾아 증시나 유로화 가치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예상대로 된다면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기'식 투자가 될 수 있다.

지난 주말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1.22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12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다. 2000년 이후 최장 기간 월간 하락이다. 이 기간 유로화 가치는 달러에 비해 18% 떨어졌다. 기술적으로 보면 어느 정도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란 분석도 나온다.

피델리티 블랙록 슈로더 프랭클린템플턴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해외에서 만들어 운용하고 있는 역외펀드를 국내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피델리티유럽성장,블랙록유로시장,프랭클린뮤추얼유럽 등이 유로화로 투자하는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다.

작년 말 국내에서 만든 해외펀드와 역외펀드 간 세제 혜택 차이가 없어지면서 이들 역외펀드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배성진 수석연구원은 "유로화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이들 국가의 수출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란 점을 기대하고 유럽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또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 수석연구원은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로 수혜를 볼 나라는 독일 프랑스 등 몇몇 국에 한정될 것"이라며 "이들 국가 비중이 높은 펀드에 제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도 "유럽 재정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어서 유로화의 강세 전환으로 인한 환차익을 기대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연구위원은 "해외 펀드 투자는 투자 지역의 경제 상황이나 전망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