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 담수 플랜트 업체로서 두산중공업의 최대 강점은 플랜트 설계에서부터 구매 · 제작 · 시운전까지 모든 과정을 도맡아 할 수 있는 고른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전,산업,주단,건설 등 각 사업부문이 각각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으며 주조 · 단조설비와 축적된 기술력을 통해 발전 · 담수 플랜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 품질의 플랜트 공급

두산중공업은 플랜트의 주요 부품을 직접 생산해 우수한 품질의 플랜트를 제조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2003년 초대형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때 부산항에 설치됐던 하역크레인 중 수입 제품은 모두 쓰러졌지만,두산중공업이 공급한 크레인은 단 한 대도 피해가 없었던 게 단적인 예다.

두산중공업의 이 같은 역량은 지난 30년간 국내외에서 원자력 · 화력발전 플랜트를 건설하면서 설계,설비제작,건설 등 전 부문에서 고른 경쟁력을 키워온 덕분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업체들이 인건비 등을 고려해 고부가가치 분야인 설계(engineering) 부문에만 특화해 설비 제작이나 건설을 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주력 사업부문인 원자력 주기기 역시 지속적인 제작을 통해 실적을 쌓아왔다. 원전 건설이 오랫동안 중단된 미국에서 기존 원전의 교체 및 수리보수를 담당하며 기술력과 인지도를 축적해 왔다. 두산중공업은 원전 주기기에 사용하는 주단조 부품을 자체 제작할 수 있어 원가와 납기 경쟁력에 있어서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때도 이런 원가 · 납기 경쟁력이 큰 역할을 했다. 2012년 1만7000t 규모의 신규 프레스기가 가동되면 초(超)대형 발전 플랜트에 사용될 단조제품도 제작이 가능해져 최근 확대되고 있는 대형 원자력 전 부문에 걸쳐 설비제작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또 효과적인 M&A(인수 · 합병)를 통해 발전 플랜트 주기기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쌓아왔다. 두산밥콕을 인수해 보일러부문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작년에는 체코 스코다 파워를 인수,전세계 시장의 85%를 차지하지만 자체 조달 능력이 없었던 50㎐ 스팀터빈의 원천기술까지 확보했다.

담수플랜트 부문의 경쟁력도 주목할 만하다. 다단증발법(MSF) 방식의 담수부문에선 누적 설치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역삼투압(RO) 방식과 다단효용증발법(MED) 방식에서도 원천기술을 확보,세계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또 베트남 두산비나 공장을 통해 원가 경쟁력도 키워 나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 미국 AES사를 인수해 확보한 RO방식 담수설비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2008년 7월 세계 최대 담수플랜트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쇼아이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쿠웨이트 슈웨이크 RO 플랜트를 수주하는 등 RO방식 담수플랜트 시장에서도 높은 위상을 구축했다.

◆상대적인 경험 부족은 약점

두산중공업의 약점은 원천기술과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수행에 대한 경험이 세계 주요 경쟁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데 있다.

원전 프로젝트의 경우 주기기 부문에서 오랜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지만,주요 설비에 대한 원천기술 부족으로 로열티 지급은 물론 제품 개발도 제한적이었다. 경험 부족으로 중국의 원전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기회를 놓친 적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국책과제 등을 통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정부 국책과제로 개발한 1000㎿급 한국형 USC 화력발전 핵심원천 기술 상용화를 중부발전과 공동 추진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1000㎿급 초초임계압 화력발전은 그동안 국내에서 주류를 이뤘던 초임계압 수준의 800㎿급 화력발전을 대체해 효율 증대 및 이산화탄소 저감 등을 실현하는 친환경 발전기술이다.

1000㎿급 또한 원자력발전 주기기 부문에서는 오랜 노하우를 살려 한국전력과 함께 해외 진출에도 성공한 바 있다. 내년 국내 신보령 1 · 2호기,당진 9 · 10호기와 연간 97조원에 달하는 전세계 석탄화력발전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