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67)이 최근 독일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관한 발언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31일 "쾰러 대통령이 최근 아프간 파병에 관한 발언으로 강한 비판에 직면하자 깜짝 사임으로 독일 정계를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했던 쾰러 대통령은 도이칠란트라디오쿨투어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작전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포함(砲艦) 외교' 논란을 일으켰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출신인 그는 "독일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불안정한 지역에 긴급한 경우 군사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대통령이 임기 중간에 사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후임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는 옌스 뵈른젠 상원의장이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기민당 출신인 쾰러 대통령은 2004년 7월 대통령에 당선됐고,지난해 5월 재선에 성공했다. 독일에서 대통령은 상징적 · 대외적 국가원수로 그 권한이 제한돼 있으나 정국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누가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인지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