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증시는 유럽발 악재가 재차 부각되면서 변동성이 큰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신용평가사인 S&P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피치 역시 스페인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췄다는 소식이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를 재차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와 연기금 등 한국 유동성 추이에 비춰 수급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울러 주가수익비율(PER) 9배 미만의 한국증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과 기업이익 전망치 등을 고려하면 다음달 증시는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점은 이날 투자심리에 부담요인이 될 전망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2.36포인트(1.19%) 하락한 1만136.63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3.65포인트(1.24%) 내렸고,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20.64포인트(0.91%) 떨어졌다.

◆ KTB투자증권 "국내 유동성 유입이 증시 안전판 될 것"

KTB투자증권은 유럽발 악재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다시 조정국면을 나타내더라도 한국 유동성의 주식시장 유입이 안전판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스페인 신용등급 하향으로 진정 기미를 보였던 유럽 재정위기 문제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고, 이는 월요일 국내증시의 하락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이번주 주식시장이 이달 중으로 나타났던 극심한 불안정성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5월 증시의 수급상 시사점에 비춰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더라도 저평가 매력에 따른 한국 유동성 유입이 강화되며 수급구조가 일방적으로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달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1조5403억원이 순유입됐고, 연기금의 경우 9484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최근 5개월 연속 순매수 기간 중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박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또한 실질고객예탁금 역시 3조6965억원 급증했다.

그는 "해외악재로 코스피 지수가 다시 조정국면을 나타내더라도 저평가 매력에 따른 국내 유동성 유입으로 최소한 5월 저점에서의 지지선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며 "실질예탁금 급증을 중심으로 이달 들어 나타나고 있는 국내 유동성 흐름의 적극적인 변화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 지수 저점이 형성된 10월을 연상시키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동양종금증권 "6월 변동성 높은 회복기"

동양종금증권은 다음달 한국증시가 변동성이 높은 형태의 회복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달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는 1550∼1690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6월 한국증시가 지난달 본격화된 남유럽발 재정위기라는 대외 악재에 대한 불안을 안고 출발하기 때문에 지수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면서도 "재정위기의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있고, 한국증시의 이익확장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수 회복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급상 외국인투자자의 매도강도가 약화되고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자의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코스피 지수 급락으로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코스피 지수가 12개월 예상 PER 8.7배 수준임을 고려하면 연기금의 추가적인 자금집행이 가능한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 한양증권 "6월 기간조정…코스피 1530~1680 예상"

한양증권은 다음달 증시가 가격 조정에서 기간 조정 형세로 전환되면서 코스피 지수 1530~1680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6월에는 유로화 약세가 진정되고 한국증시 밸류에이션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의 가격 조정이 일단락될 것"이라며 "그러나 안팎의 악재가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기간조정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지나친 단기 매매는 자제하고, 주도주 내 종목 슬림화 전략이 상대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관측이다. 2분기 실적 발표시기 미리보기 차원에서 IT(정보기술), 자동차 대형주에 대해 저가매수 시기를 포착할 것을 권했다.

한국기업의 2분기 이익성장률이 20%대로 예상된다는 점에 비춰 코스피 지수 1600선 이하는 12개월 이후 PER 9배 미만,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설령 이익전망치가 10% 하향 조정된다고 가정해도 2000년 이후 PER 평균인 9배를 조금 웃도는 수준(9.4배)이기 때문에 저평가 구간이긴 마찬가지이며, 저가 매수가 정당화될 수 있는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증권 "6월 코스피 1550~1670 등락 반복"

현대증권은 다음달 주식시장이 제한적 등락이 반복되는 시장상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 배성영 연구원은 " 6월 코스피 지수는 1550~1670으로 등락 반복이 지속될 것"이라며 "위기 요인의 해소 또는 완화와 함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에 따른 기업 이익의 훼손 여부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은 시기적인 측면에서는 유럽 위기 국가(=스페인, 영국, 포르투갈 등)의 국채 만기가 6~7월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 7월 초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있는 등 위기의 해소요인 또는 완화요인이 혼재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엑스(MSCI)기준 PER 8.7배 수준에 해당하는 수준인 코스피 1550선은 하단으로 지킨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경기선이라고 일컫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670 부근은 당분간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배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섹터별 대응은 여전히 주도주 섹터에 대한 우선적 관심과 일부 업종 대표 낙폭 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매매가 유리하다"며 "중기적인 측면에서는 이번 급락시 지수 방어의 큰 역할을 담당한 연기금의 매수 종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