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방향성이 쉽사리 보이지 않고 있다.

31일 상승세로 시작한 국내 증시는 장중 한 때 하락반전 하기도 했다. 다시금 반등은 했지만 보합권에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니다.

현물, 선물 어떤 시장에서도 증시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물시장에서는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도주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모멘텀(상승요인)과는 관계없이 등락을 거듭하기 일쑤다. 선물 시장은 시장의 방향성을 나타내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끊이지 않는 매도 행진과 개인들이 투기적 성향을 보여 증시의 방향을 탐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외부변수도 시계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원 이상 급등하며 1200선을 웃돌고 있다. 미국의 부진한 경제지표가 발표되고 있으며, 스페인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의 악재도 들리고 있다.

수급의 흐름은 답답하기만 하다. 현물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장초반부터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10억원대에 불과하다. 이날 현물시장에서는 개인, 외국인, 기관 등 주요 수급주체들이 모두 매도우위를 기록하는 등 어떤 수급 주체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선물시장도 마찬가지다. 개인과 외국인의 힘겨루기가 끝나지 않고 있다. 개인은 장초반 6000계약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외국인의 매도를 받아내는 모습이었다. 기관이 순매수에 합류하면서 잦아드는 분위기였지만 개인과 외국인의 줄다리기는 여전하다. 오전 10시32분 현재 개인의 선물 순매수는 5320계약, 외국인은 5946억원계약 매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이날 시장은 프로그램과 외국인 소폭 매수에 힘입어 오름세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차익거래가 모첨럼 순매수를 나타냈다.

전체적으로는 1000억원 넘는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시장을 이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지만, 시장의 수급주체가 약해진 상태에서는 버틸 수 있는 안전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도 포지션이 우세한 상태이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의 하락 가능성이 줄어들더라도 헤지를 위해 매도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은 지금 분기점에 있다고 보인다"며 "개인을 비롯한 시장 주체들은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로 뚜렷한 매매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개인들은 개인들은 추가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쪽에 베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