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의 퀵레슨] (5) '퍼트 귀신' 되는 길…볼이 가다 함정에 빠지는 느낌으로 롱퍼트
양용은(38)에게 '주무기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특별히 못하는 샷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롱게임 · 쇼트게임 등 모든 샷을 자신있게 구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양용은의 1.5~3m 퍼트 성공률은 61.29%다. 150여명의 미국PGA투어프로 중 이 부문 랭킹 16위다. 한때 양용은을 가르쳤던 임진한 프로는 "용은이는 퍼트에 관한 한 타고난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칭찬한다.

양용은은 "버디퍼트가 안 들어가면 파를 한다고 생각하면 되고,파퍼트를 실수하면 보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퍼트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오늘 안 되더라도 내일 잘 치면 되지'라는 단순하면서도 낙천적인 성격이 그를 퍼트 고수로 만든 것이다. 퍼트 귀재가 되는 길을 양용은에게 들어본다.

①'거리감' 획득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양용은은 "퍼트는 세게 칠수록 곧바로 간다"는 원리를 내세운다. 이는 퍼트에서 스피드(세기)가 라인(방향) 보다 더 우선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어느 정도 세게 치느냐에 따라 브레이크(break)의 양도 달라지기 때문에 거리를 맞추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연습그린에서,또는 실제 퍼트를 앞두고 그는 스트로크 동작을 익히기보다 거리감을 느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②항상 30㎝ 길게 친다

양용은은 볼에서 홀까지의 거리를 보폭으로 정한다. 편하게 걸었을 때 한 걸음을 80㎝ 정도로 본다. 볼에서 홀까지 다섯 걸음이라면 4m(80㎝×5)로 보는 식이다. 보폭으로 퍼트거리를 산정했으면 그보다 30㎝를 더 보고 퍼트한다. 위의 예라면 퍼트세기를 4.3m로 보고 스트로크하는 것이다. '볼이 홀에 미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퍼트 금언은 양용은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③긴 퍼트는 곧바로 넣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퍼트거리가 7m 이상으로 긴데도 곧바로 홀인을 노리는 골퍼들이 많다. 양용은은 그렇지 않다. 그는 "볼이 홀 주변을 지나가다가 운이 좋으면 홀이라는 '함정'에 쑥 떨어진다는 느낌을 가져라"고 말한다. 양용은은 3퍼트가 나오고,퍼트실수가 잇따르는 것은 볼을 홀에 붙여 다음 퍼트로 홀아웃한다는 생각 대신 곧장 넣으려는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④한 손으로 스트로크 연습을 한다

퍼트 역시 그립을 부드럽게 잡고 헤드무게를 느껴야 좋은 스윙이 나온다고 한다. 볼을 때리는 동작,곧바로 홀인을 노리는 욕심은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헤드무게를 느끼면서 부드럽게 스트로크하는 동작을 익히는 데는 한 손 스트로크가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왼손은 뒷짐진 채 오른손으로만 퍼터를 잡고 흔들면서 스트로크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퍼터헤드의 무게감을 느끼면서 서두르지 않고 부드럽게 밀어주는 스트로크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