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용 스카이프 2.0은 인터넷 전화를 와이파이(Wi-Fi) 지역은 물론이고 지하철이든 버스든 어디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의 제약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말하자면, 아이폰 안에 인터넷전화를 넣어서 들고다니는 것과 같은 셈이다.

아이폰용 스카이프 2.0은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스카이프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서 손쉽게 쓸 수 있으며, 통화요금이 기존 휴대전화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싸다.

◇스카이프 요금 이통요금의 5분의 1 = 42개국 기준으로 스카이프 요금은 1분에 22원 가량이다.

이는 SK텔레콤의 경우 1초당 1.8원으로 1분으로 환산할 경우 108원하는 것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물론 허용된 데이터용량이 차감되지만, 통화 당 8~20kbps의 데이터 용량 수준으로 일반 웹 페이지를 다운로드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요금이 저렴한 것은 물론이고 스카이프 가입자끼리는 전 세계 어디든지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아이폰으로 3G 통신망을 이용해 스카이프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출시될 아이패드 3G 제품에서도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스카이프 인터넷전화는 앞으로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로 확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음성 통화가 공짜를 향해 가고 있는 트렌드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될 전망이다.

◇스카이프 아이폰에 안착하기까지 우여곡절 = 스카이프 인터넷전화가 아이폰 안으로 들어와 어디서든지 들고 다니면서 쓸 수 있게 되기까지는 1년여가 걸렸다.

지난해 상반기 AT&T가 스카이프를 와이파이에서 쓸 수 있도록 허용했고, 이어 올해 2월 3G망에서도 쓸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런 과정에는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의 망중립성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초 FCC는 스카이프 등 인터넷전화 업체들의 3G망 개방 요구를 받고 AT&T를 조사하는 등 압박했으며, 결국 AT&T측이 백기를 들었다.

그러나 정작 스카이프에 3G망을 허용한 것은 미국내 1위 통신사인 버라이존으로, 지난 3월이었다.

아이폰에 앞서 노키아폰에서 먼저 3G망을 통한 인터넷전화 이용이 가능하게 됐다.

◇스카이프 음성통화 시장 파괴력은? = 스카이프는 일단 올해 연말까지는 아이폰 3G망 통화에 대해서 별도의 요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유는 아직 적정한 요금 수준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이용자는 통신사에 정액요금 등을 내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추가요금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는 데 스카이프측의 고민이 있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도 KT의 아이폰 정액요금제가 3만5천원∼9만5천원으로 대부분이 정액요금제로 가입하고 있다.

여기에 스카이프를 쓸 경우 추가로 비용 부담이 들어간다.

만약 KT의 경우 정액요금제로 가입하지 않을 경우는 어떻게 될까.

계산이 좀 복잡해진다.

쇼스마트폰 요금제로 데이터 500MB를 쓰는 비용은 1만원. 더해서 음성통화 기본료 1만2천원이 붙으니 최소한 월 2만2천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스카이프 요금제에 가입하거나 일종의 선불제인 크레딧을 구입하면 정액요금제로 가입하는 것에 비해 요금을 크게 낮추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 같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스카이프 이용자는 앞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카이프 인터넷 전화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예컨대 6만5천원 정액요금제 대신 4만5천원짜리로 낮춰 가입할 수 있다.

자칫 정액요금제 한도 통화시간을 초과했을 경우 스카이프를 활용하면 지나치게 요금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한편 KT측은 스카이프에 대해 3G망을 막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공식 허용한 것은 아니라는 어정쩡한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스카이프 인터넷전화는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3G망을 허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기존 공식입장이지만 그렇다고 현재 막아놓지는 않았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