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문의는 거의 없습니다. 전세 물건도 소화되지 않아 원하는 동과 호수를 골라잡을 수 있을 정도예요. "(서울 미아동 허경자 베스트부동산 대표)

1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미아뉴타운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래미안 트리베라 2577채의 입주가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됐지만 사무실은 한산했다. 입주일 전후 매매 · 전세 거래로 중개업소가 특수를 누리던 기존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거래 침체로 미아뉴타운 매매 · 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세다.

래미안 전용면적 84㎡는 4억8000만~5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3000만~4000만원 떨어졌다. 114㎡형은 분양가 6억4000만원보다 낮은 6억2000만~6억3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미아뉴타운의 가격 하락세는 삼각산아이원 SK북한산시티 등 주변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월에 비해 전용 59.84㎡가 2000만~3000만원,전용 114㎡가 많게는 5000만원 내렸지만 거래가 없어 정확한 시세 형성이 어려울 정도다.

미아뉴타운 전세물건의 경우 전용면적 59㎡형 등 중소형은 대부분 소진됐다. 그러나 84㎡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물량이 쌓이고 있다. 지난 3월만 해도 2억원을 넘었던 84㎡형은 1억7000만~1억8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114㎡형은 2억4000만~2억5000만원으로 3000만원가량 하락했다.

지난달 30일 미아뉴타운 래미안에 입주한 김모씨(34)는 "올해 초 전셋값을 알아봤을 때보다 가격이 많이 내려 망설임 없이 전세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인근 길음뉴타운에선 이달 말 래미안8단지 24개동 1497채 집들이를 시작으로 9월까지 총 6000여채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대규모 입주에 따른 뉴타운 매매 · 전세 가격 하락 파장이 강북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아뉴타운 인근 기쁜날부동산 관계자는 "상당수 전세 대기자들이 길음뉴타운 입주를 지켜보고 있다"며 "전세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제는 주변 환경을 비교해본 뒤 더 나은 쪽을 선택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