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자동차가 파업 중인 중국 푸산 부품공장의 월급을 24% 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노동자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총공회(전국노동조합총연맹)와 파업 노동자 간에 충돌이 발생하는 등 노 · 노 갈등이 빚어지면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혼다자동차는 지난달 31일 파업 중인 부품공장의 초임을 월 1910위안(약 280달러)으로 올리는 등 임금을 24%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근로자 대부분이 이를 받아들이고 현장으로 복귀,부품공장의 변속기 생산이 재개돼 2일 이후 조립공장이 가동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그러나 조업 재개를 주장하는 총공회 측과 파업 노동자 간에 충돌이 발생해 완전 정상화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개혁개방 후 최대의 노동쟁의로 평가받는 이번 혼다자동차 파업 사태와 관련,이창휘 국제노동기구(ILO) 베이징사무소 노사관계 선임자문위원은 "한국 기업들도 노동계의 이런 흐름을 잘 보고 미리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다자동차 부품공장 파업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근로기간 1년마다 월 100위안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한 대목이다. 블루칼라의 연공서열제도 도입을 요구한 것인데 역사적으로 임금 체계가 크게 바뀔 때 전형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이다. 한국에서도 1987년 노동쟁의가 불붙었을 때 가장 먼저 터져나온 게 생산현장의 연공서열제 도입이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중국 정부가 받아들일 것으로 보는가.

"중국 내부에서도 치열한 논쟁이 있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빈부격차 해소를 중요한 아젠다로 제시하고 있지만 사회적 이슈를 정부가 아닌 노동자가 주도적으로 해소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

▼중국 노동 시장이 실제 변화하고 있는가.

"경제 발전에 따라 당연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08년 발생한 충칭과 선전의 택시 파업이라든지 그 전해 남동지방에서 일어났던 임금 인상 요구는 경제 발전의 과실을 나누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혼다자동차의 파업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나.

"임금이 대폭 인상된다면 동일 업종은 물론 다른 업종의 노동자들도 자극받을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흐름을 잘 읽고 미리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