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5월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이 4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개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들의 한 달 수익률은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크게 저조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190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거래소가 월간 순매수 금액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종전 최대치 2조5003억원(2008년 10월)의 약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개인들은 코스피지수가 오름세를 타던 지난 3월에는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며 차익 실현에 치중했다. 그러나 지수가 연중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한 5월 초부터 적극 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부 개인들은 빚을 내 투자에 나서면서 4월 말 4조8481억원이던 신용융자 잔액이 한때 5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특징적인 것은 개인들의 매수 타깃이 된 종목이 주로 대형 블루칩이었다는 점이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하이닉스가 773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 삼성생명 LG전자 포스코 등이 뒤를 이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연초 블루칩 매수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5월 한 달간 수익률은 평균 -12.16%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76% 하락한 것에 비해 저조했다.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2.33%,외국인은 0.78%다.

개인 선호 종목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주가가 21.08%나 급락했고 대한생명(-17.30%) LG전자(-14.75%) 두산중공업(-12.55%) 등도 하락폭이 컸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수익을 낸 종목은 단 한 종목도 없었다. 반면 기관은 엔씨소프트(16.17%)와 삼성테크윈(14.74%)에서,외국인은 기아차(14.23%)에서 두 자릿수의 수익을 냈다.

이 연구위원은 "개인들이 과거와 달리 대형 블루칩을 대거 산 것은 비교적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대형주의 2분기 실적 전망이 좋아 향후 수익률이 나쁘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