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어 인도와 브라질에서도 경기 과열 논란이 불거지면서 출구전략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14차례 연속 금리를 내리는 등 아직도 경기부양에 '올인'하고 있다. 브릭스(BRICs) 내에서 유독 러시아만 갈수록 처지고 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1분기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8.6%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6.5%)보다 2.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인도 중앙은행이 다음 달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 앞서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케빈 그라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에 가장 큰 위협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과열"이라면서 "인도 중앙은행은 결국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출구전략에 들어갔다.

브라질 경제도 중앙은행이 전날 주례동향 보고서에서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6.47%)가 11주째 상승세를 기록할 만큼 고공 행진하고 있다. 오는 8일 발표하는 1분기 성장률은 8.5%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특히 소비가 크게 늘고 있는 브라질은 11일 개막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TV 판매 특수까지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 파웅데아수카르그룹 산하 전자제품 매장인 에스트라와 폰토 프리오의 상반기 TV 판매량이 11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 경제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날 브라질을 방문한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브라질이 선진국에 비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기 과열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를 통해 출범하는 차기 정부는 경제 구조 개혁과 인플레 상승 압박 해소를 위한 긴축 정책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4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8개월간 동결한 기준금리를 연 8.75%에서 9.5%로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말 11.75%까지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러시아는 중앙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구소련 붕괴 이후 가장 낮은 연 7.7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금융위기 이후 14회 연속 금리를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엘리나 리바코바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대출이 또다시 경색될 경우 1~2회 정도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4월 경제는 전월 대비 0.7%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