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이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병원이 오는 12월 제주도에서 처음 문을 연다.

노인 · 통증 · 재생의학 전문의로 한국 의사면허도 갖고 있는 재미교포 박재우씨(46)는 1일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본부에 외국의료기관 개설 신청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500만달러의 자본금으로 영리의료법인 '스템스USA'를 설립,제주시 연동 제주국제공항 인근에 '스템스메디컬센터'란 종합클리닉을 오는 12월께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06년 제정된 이후 매년 부분 개정을 거듭하고 있는 제주도특별법에 따르면 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미화 500만달러 이상(자본금)을 투자,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주식회사 또는 유한회사를 설립하면 외국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으며 법인세 · 소득세 · 취득세 등을 장기간 면제 받는다.

스템스USA는 박씨가 자본금의 51%를 출자하고 나머지는 내국인 3명의 출자를 받아 설립했다. 박씨는 "지난해 9월 대지 495㎡,연면적 1584㎡규모의 5층 빌딩을 구입해 병원 시설로 리모델링하고 있다"며 "스템스메디컬센터에는 정형외과(재생의학) 치과(임플란트) 피부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비뇨기과(남성의학) 등과 약국이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은 지상 1층을 전부 주차장으로 개조하는 등 60%가량의 공사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의료진으로는 지방세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무릎관절염을 치료하는 박씨 외에 한국계 미국인 의사인 피터 리(이비인후과),호세 김(정형외과),마이크 김(정형외과) 등이 입국할 예정이다.

박씨는 "내년에 최소 매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업 성과를 보고 고가의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를 갖춘 건강검진센터를 별도로 개설하는 등 최대 100억원까지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도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는데다 중국인의 미국인 의사 선호도가 워낙 높아 병원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제주도가 제시하는 엄청난 세제혜택이 투자에 나서게 된 결정적 동기"라고 말했다.

특별법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기업(병원 포함)은 △사업개시일로부터 5년간 법인세 · 소득세 면제,이후 2년간 50%감면 △15년간 취득세 · 등록세 · 재산세 면제 △3년간 수입자본재(의료기기 등)에 대한 관세 면제 △개발부담금 및 공유수면점유 · 사용료 면제 △농지보전부담금 · 대체초지조성비 · 대체산림자원조성비 · 하수도원인자부담금 50%감면 등의 투자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본부 교육의료산업팀 관계자는 "현재 순수 외국인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파트너스인터내셔널메디컬서비스(PIMS)가 제주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외국의료기관 설립을 추진 중이나 진척이 거의 안되는 상태이고 교포 출신 외국인 두세명이 투자 제반사항에 대해 문의해 오는 단계"라고 밝혔다.

양창호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본부 일괄처리팀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병원 용도로 미리 구입한 부동산과 의료기자재도 세제혜택을 소급 적용받을 수 있다"며 "스템스메디컬센터는 외국인 자격 및 투자요건을 구비하고 있어 제주의 첫 외국의료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