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의 시기,그러나 열매는 달콤할 것."(김동준 HMC투자증권 연구원)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턴어라운드주(실적개선주)."(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건설주를 두고 하는 말들이다. 올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건설주가 꿈틀거리고 있다. 6 · 2지방선거 이후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요금 인상이 기대되는 전기 · 가스주와 월드컵 관련주도 관심 종목으로 급부상 중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당분간 출렁거리겠지만 업황이 바닥을 통과 중이거나 단기 재료를 보유한 종목은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구조조정이 대형 건설주엔 호재

코스피지수가 1일 외국인이 사흘 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탓에 0.66% 밀렸지만 건설업종 지수는 2.72% 상승하며 대조를 이뤘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주는 기관 매수를 받으며 나란히 3% 이상 급등했다. 태영건설(7.67%) 한신공영(7.22%) 삼부토건(6.38%) 등 중형주들의 상승폭은 더 컸다. 이화공영 삼호개발 등 일부 '4대강 테마주'는 이틀째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종 지수는 올 들어 25.49% 추락,낙폭이 가장 큰 상황이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중견사를 중심으로 자금난이 가중되는 등 업황이 최악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유로화 약세로 해외에서 유럽 건설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진단까지 나와 주가 약세를 부채질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급반전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채권 은행들이 건설사 '옥석 가리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어서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김 팀장은 "상반기 주가가 워낙 많이 빠져 구조조정을 거치고 나면 우량 건설주의 가격 매력이 돋보일 것"이라며 "건설업황은 2~3분기 중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해외 수주에 강한 대형 건설사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김 연구원은 "상위 5개 건설사의 경우 건설 부문 매출 중 해외 비중이 올해 32%에서 내년 37%,2012년에는 41%까지 뛰어오를 것"이라며 "주택경기 부진을 해외 사업에서 메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을 최선호주(톱픽)로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단기 반등 여력이 큰 종목으로 대림산업을 꼽았다.
옥석 가려지는 건설주, 지방선거 후 '톱픽'
◆전기 · 가스주,월드컵주도 관심

이달에는 지방선거 외에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3일)와 남아공월드컵 개막(11일)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관련주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지방선거 이후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사태로 각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이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선거 이후엔 세수 확보가 이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과 가스공사는 이날까지 4일 연속 상승 중이다.

월드컵 수혜주로 하이트맥주 제일기획 SBS 등도 관심이다. 제일기획은 이틀 만에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라섰고 SBS도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박해영/강지연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