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 회장은 1일 오후 3시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0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건강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건강이 좋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최근 삼성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 날 이 회장은 많은 내외빈과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상식 연단에 올라 마지막 수상자인 ‘노벨재단’에 직접 상을 건네기도 했다.

이 회장이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3월 경영 복귀 이후 처음으로 이 날 시상식이 개최된 호암아트홀에는 일찍부터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시상식에 앞서 그룹 차원의 손님맞이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사장과 이학수 전 부회장(현 삼성 고문)이 맡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내외 귀빈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시상식을 20여 분 앞둔 2시 40분, 정운찬 총리가 행사장에 도착했고 이 부사장, 이 전 부회장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곧이어 이 회장이 탄 차가 정문에 들어섰고, 이 회장과 부인 홍라희 여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와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 회장은 “건강은 어떠냐”는 질문에만 “좋다”라고 답한 뒤 시상식장 안으로 이동했다.

뒤이어 이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 큰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지 전무가 함께 입장했다. 부진·서현 자매는 특히 ‘화이트’로 의상 코드를 맞추고 빼어난 패션 감각을 뽐내 눈길을 끌었다.

이 날 시상식에서는 과학상 부문 카이스트 특훈교수 유룡 박사를 비롯해 공학상 이평세 박사(미 UC버클리대 교수), 의학상 윌리엄 한 박사(미 하버드 의대 교수), 예술상 장민호 연극인(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사회봉사상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 특별상 노벨재단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들 수상자에게는 각 3억원의 상금과 순금 메달이 부상으로 수여됐다.

호암상은 삼성 창업자인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의 사회공익정신을 이어받아,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포상하기 위해 지난 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한 상이다. 지난 20년동안 백남준(95년), 박경리(96년), 강수진(2002년), 황병기(2004년), 박완서(2006년) 등 총 101명의 수상자를 배출해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