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벤처] 더존비즈온…'한국형 ERP' 보급률 73%…오라클도 꼼짝 못해
'세무회계 솔루션 시장 점유율 90%,기업형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 보급률 73%,순수 소프트웨어 업체로 1000억원 매출 첫 돌파….'

1991년 창업한 더존비즈온이 토종기술로 20년 만에 일궈낸 성적표다. 초창기에는 세무기장을 대리하는 단순 세무회계솔루션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기업용ERP 시장에서도 SAP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최근엔 새롭게 떠오르는 국제회계기준(IFRS)솔루션,U-빌링(유비쿼터스결제) 및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토종 소프트웨어의 과감한 도전

직원 10명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창업한 이 회사는 초기 2년간은 사무실 월세도 제때 내지 못해 건물주한테 세 차례나 쫓겨나는 곤욕도 치렀다. 어렵게 1993년 자체기술로 국내 최초의 세무회계 솔루션을 내놓았다. 사용하기 쉽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10년 만인 2002년 시장 점유율 90%로 1위가 됐다.

김용우 회장은 "세무회계 솔루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외국기업의 영역인 기업용 ERP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2003년 ERP 투자에 나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투자비만 날리고 망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국내 기업이 쓰기 쉬운 한국형 ERP라는 점을 내세워 마케팅한 결과 출시 1년 만에 보급률 1위로 올라섰다. ERP를 도입할 만한 국내 법인 16만여곳 중 약 73%인 11만6000여곳이 이 회사의 ERP를 사용한다. 판매 대금 기준 ERP 시장 점유율이 14%로 오라클(9%)을 제치고 SAP(48%)에 이어 2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김 회장은 "ERP는 매출액보다는 저변에 얼마나 많은 자사 제품이 보급돼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외국기업과 달리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고루 고객으로 갖고 있는 게 우리 회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관계사인 더존디지털웨어 더존다스를 합병하면서 1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토종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처음 1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올 목표는 매출 1465억원에 영업이익 626억원.

◆끊임없는 연구개발

이 회사의 경쟁력은 독자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전 직원 627명 중 40%가 넘는 252명이 연구원이다. 매년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쓴다. 김 회장은 원천기술 없이는 회사를 키울 수 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특히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IFRS솔루션 기술도 확보,특허등록까지 했다. 외국기업을 따돌리고 기업은행 현대 · 기아자동차 크라운 · 해태제과 이건산업 자유투어 등 굵직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U-빌링서비스를 위한 수납처도 1만5000개 확보했고 전자세금계산서를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솔루션도 자체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한 '공짜마케팅'은 잠재고객을 늘리는 데 큰 힘이 됐다. 김 회장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프로그램 숙련도에 따라 취업하게 되면 기업도 경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 학교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의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1시간 내 달려가 서비스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