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구제역 확산으로 국제적으로 유명한 일본산 와규(和牛)의 해외 수출에 급제동이 걸렸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07년부터 와규의 수출을 적극 추진해 고급 쇠고기로서 명성을 얻었지만 구제역으로 수년간의 마케팅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야자키현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일본의 쇠고기 수출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동물위생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하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일본을 '청정국'에서 '오염국'으로 등급을 낮췄기 때문이다. 홍콩은 4월 말부터, 마카오는 5월 초순부터 구제역 감염지역으로부터 반경 20㎞ 밖의 소에 한해 수입을 재개했다. 그러나 베트남과 미국 말레이시아 등 와규의 주요 수입국은 수입을 여전히 불허하고 있다.

OIE 기준으로 '청정국'에 복귀하기 위해선 돼지 등을 포함해 감염가축과 백신접종을 한 가축을 모두 살처분하고도 3개월간 구제역 감염이 재발하지 않은 것이 확인돼야 한다.

2000년 일본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살처분 대상은 740두였지만 수출 재개까지는 6개월 이상이 걸렸다. 이번 구제역으론 살처분 대상이 5월 말까지 약 29만두에 달한다.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커 수출 재개 시기는 예측불허다.

와규는 2006년 수출량이 99t이었지만 지난해엔 7배 가까이 늘어난 676t까지 급증했다. 수출국도 아시아와 중동 등 17개국에 달한다.

와규는 일반 쇠고기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 비싸지만 지방이 고르게 분포돼 있어 육질이 부드럽다는 평판 때문에 부유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