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자본잠식 상태인 루마니아 현지법인 망갈리아 조선소의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 투입 및 증자에 나선다. 망갈리아 조선소의 부실은 2008년 말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했으나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향후 대우조선 재매각 작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000억원 자금 투입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망갈리아 조선소에 1700억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영자금 성격이다. 이와 관련,대우조선은 최근 700억원을 망갈리아 조선소에 지원한 데 이어 빠르면 다음 달께 루마니아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아 현지은행 자금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008년엔 현지 임직원의 체불임금 지급과 시설투자 자금용으로 12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망갈리아 조선소를 살리기 위해 총 3000억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하는 셈이다. 대우조선은 또 향후 선박 수주 실적 등을 고려해 2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지원과 함께 자본금을 확충하기 위한 증자 작업도 내달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1억달러가량인 망갈리아 조선소의 자본금을 1억5000만~2억달러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중 ·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망갈리아 조선소 현지에서 풍력발전 설비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추가 자금 지원을 통해 만성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환차손을 줄이면 2012년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수익 구조를 정상화한 뒤 망갈리아 조선소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국내 옥포조선소 인력 400여명을 망갈리아 조선소에 투입하기로 했다. 조선소 내 선박 건조 시스템의 정상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처럼 경영 정상화 방안에 시동이 걸리면서 지난해 대규모로 이탈했던 현지 채용 인력들도 속속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재매각에도 긍정적 영향

대우조선이 1997년 인수한 망갈리아 조선소는 2004년 반짝 흑자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2008년엔 2000억원대의 적자를 내며 자본잠식 상태까지 몰렸다. 후판 조달의 어려움과 선박 수주 가뭄 등에 따른 유동성 악화가 주원인이다.

정상화 작업이 제대로 효과를 내면 2008년 매각 당시 불거졌던 자회사 부실 논란도 사그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수 · 합병(M&A)업계 관계자는 "망갈리아 조선소 부실 문제가 대우조선 재매각 협상 전에 해결되면 인수 후보 기업들과 산업은행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 논란거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대우조선 재매각 과정의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완벽한 정상화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루마니아 정부와 대우조선이 망갈리아 조선소 경영 정상화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완전 정상화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