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경쟁사 ETF 가격왜곡 논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코세프200' '타이거200' 대상
장 마감 20초전 대량 매수로 급등
코스피와 괴리 커져 신뢰 훼손
걸소 진상 파악 착수
장 마감 20초전 대량 매수로 급등
코스피와 괴리 커져 신뢰 훼손
걸소 진상 파악 착수
'단순 주문 실수인가,의도를 가진 고가 주문인가. '
삼성자산운용이 폐장 직전 고가의 대량 매수주문을 통해 경쟁사들이 운용 중인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을 왜곡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삼성운용의 이례적 주문으로 인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지수와는 전혀 동떨어진 가격 변동을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한국거래소는 이에 대해 특정 의도가 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진상 파악에 착수했다.
◆오후 2시59분40초에 대량 주문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31일 정규장 마감을 20초 남겨놓고 우리자산운용의 '코세프200'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타이거200' ETF에 대해 대량 매수주문을 냈다.
장마감 10분 전 동시호가에 진입할 때만 해도 코스피200지수와 비슷하게 1% 남짓 상승해 있던 두 ETF는 결국 급등세로 마감됐다. 코세프200은 가격제한폭(15%)까지 치솟았고,타이거200도 12.74%나 올랐다. 당시 코스피200은 1.06% 상승 마감해 결과적으로 두 ETF는 '코스피 추종'이란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다음 날인 1일에는 코스피200과의 괴리율을 해소하기 위해 반대로 두 ETF 가격이 급락했다.
이에 대해 삼성운용 측은 장 막판 시간에 쫓겨 주문 실수를 냈고,유동성공급자(LP)들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ETF상품의 평판 훼손됐다"
그러나 자사 ETF의 가격 급등락으로 신뢰에 타격을 입은 우리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측은 반발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성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장 마감 20초 전 코세프200 1만4000여주,금액으로 3억~4억원가량의 시장가 주문이 들어와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삼성 측이 코세프200의 경쟁상품인 코덱스200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고의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상 동시호가 주문은 체결 가격을 정해 '지정가'로 내는 게 상식인데 삼성 측이 낸 '시장가' 주문은 낮은 가격부터 차례로 올라가며 체결되므로 사실상 상한가 주문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맵스운용 관계자도 "유동성 공급을 맡은 증권사에서 장 막판 이상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 대응하려 했지만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며 "삼성 측은 주문 실수라지만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고의성이 담겼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TF는 시장 추종이 목적인데 이처럼 코스피지수와 큰 괴리를 보인다면 어떤 투자자가 ETF를 신뢰하겠느냐"며 "가격이 올랐다고 좋은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상품의 평판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거래소"면밀히 진상 파악하겠다"
증권업계에선 가격 급등으로 이익을 얻는 세력이 개입했거나,주문을 낸 삼성운용 측이 경쟁사 상품의 평판을 깎아내리려 했다는 의심을 살 만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말에도 한국투신운용의 킨덱스200 ETF가 비슷한 경우를 겪으며 상한가로 마감한 적이 있다"며 "당시 월말 결산을 맞은 펀드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거래량이 적은 ETF를 활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그는 "장 막판 대규모 거래를 할 때는 보통 ETF 운용사에 사전 또는 사후 연락을 취하는데 이번 거래는 그렇지 않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진상 파악에 들어갔다. 거래소 관계자는 "1년에 한두 차례 ETF 이상매매가 나타난다"며 "이번에는 매매 주체 등에 대해 들여다볼 부분이 많아 단순 실수인지 의도가 있는 거래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TF의 경우 동시호가 때도 LP가 투자자들의 호가주문에 대응하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관행상 잘 안 하고 있다"며 "LP의 의무 소홀 여부도 점검 중"이라고 덧붙였다.
백광엽/박해영 기자 kecorep@hankyung.com
●상장지수펀드(ETF)=특정 지수를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다. 코스피200과 각종 업종지수 등을 추종하며 수익률 방어를 위해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활용한다. 홍콩H지수,일본 토픽스100 등 해외지수를 따르는 상품도 나와 있다. 인덱스펀드와 유사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현금화가 쉽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57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폐장 직전 고가의 대량 매수주문을 통해 경쟁사들이 운용 중인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을 왜곡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삼성운용의 이례적 주문으로 인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지수와는 전혀 동떨어진 가격 변동을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한국거래소는 이에 대해 특정 의도가 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진상 파악에 착수했다.
◆오후 2시59분40초에 대량 주문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31일 정규장 마감을 20초 남겨놓고 우리자산운용의 '코세프200'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타이거200' ETF에 대해 대량 매수주문을 냈다.
장마감 10분 전 동시호가에 진입할 때만 해도 코스피200지수와 비슷하게 1% 남짓 상승해 있던 두 ETF는 결국 급등세로 마감됐다. 코세프200은 가격제한폭(15%)까지 치솟았고,타이거200도 12.74%나 올랐다. 당시 코스피200은 1.06% 상승 마감해 결과적으로 두 ETF는 '코스피 추종'이란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다음 날인 1일에는 코스피200과의 괴리율을 해소하기 위해 반대로 두 ETF 가격이 급락했다.
이에 대해 삼성운용 측은 장 막판 시간에 쫓겨 주문 실수를 냈고,유동성공급자(LP)들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ETF상품의 평판 훼손됐다"
그러나 자사 ETF의 가격 급등락으로 신뢰에 타격을 입은 우리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측은 반발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성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장 마감 20초 전 코세프200 1만4000여주,금액으로 3억~4억원가량의 시장가 주문이 들어와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삼성 측이 코세프200의 경쟁상품인 코덱스200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고의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상 동시호가 주문은 체결 가격을 정해 '지정가'로 내는 게 상식인데 삼성 측이 낸 '시장가' 주문은 낮은 가격부터 차례로 올라가며 체결되므로 사실상 상한가 주문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맵스운용 관계자도 "유동성 공급을 맡은 증권사에서 장 막판 이상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 대응하려 했지만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며 "삼성 측은 주문 실수라지만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고의성이 담겼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TF는 시장 추종이 목적인데 이처럼 코스피지수와 큰 괴리를 보인다면 어떤 투자자가 ETF를 신뢰하겠느냐"며 "가격이 올랐다고 좋은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상품의 평판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거래소"면밀히 진상 파악하겠다"
증권업계에선 가격 급등으로 이익을 얻는 세력이 개입했거나,주문을 낸 삼성운용 측이 경쟁사 상품의 평판을 깎아내리려 했다는 의심을 살 만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말에도 한국투신운용의 킨덱스200 ETF가 비슷한 경우를 겪으며 상한가로 마감한 적이 있다"며 "당시 월말 결산을 맞은 펀드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거래량이 적은 ETF를 활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그는 "장 막판 대규모 거래를 할 때는 보통 ETF 운용사에 사전 또는 사후 연락을 취하는데 이번 거래는 그렇지 않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진상 파악에 들어갔다. 거래소 관계자는 "1년에 한두 차례 ETF 이상매매가 나타난다"며 "이번에는 매매 주체 등에 대해 들여다볼 부분이 많아 단순 실수인지 의도가 있는 거래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TF의 경우 동시호가 때도 LP가 투자자들의 호가주문에 대응하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관행상 잘 안 하고 있다"며 "LP의 의무 소홀 여부도 점검 중"이라고 덧붙였다.
백광엽/박해영 기자 kecorep@hankyung.com
●상장지수펀드(ETF)=특정 지수를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다. 코스피200과 각종 업종지수 등을 추종하며 수익률 방어를 위해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활용한다. 홍콩H지수,일본 토픽스100 등 해외지수를 따르는 상품도 나와 있다. 인덱스펀드와 유사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현금화가 쉽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57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