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 개방ㆍ공유로 무선인터넷 이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요즘 "개방이 폐쇄를 이긴다"는 말을 달고 다닌다. 지난달 초 임직원과 함께한 'SK텔레콤 소통 한마당' 행사에서도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도입한 것은 개방 전략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며 "우리는 무선 인터넷 시대에 개방과 공유의 정신으로 시장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무선랜 1만곳 개방

SK텔레콤이 개방이란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워 무선 인터넷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의 통신 인프라를 다른 회사 가입자들에게도 열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줄어들 수 있겠지만 전체 모바일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안으로 와이파이(무선랜)존인 'T스팟' 1만 곳을 구축한다. 우선 유동인구가 많은 △극장(CGV,롯데시네마,시너스 등) △대형 쇼핑몰(코엑스몰,동대문의류상가 등) △교통 시설(공항,터미널,철도역사 등) △주요 거리(신촌,홍대,명동 등) △레저 시설(에버랜드,동물원,야구장 등) 지역을 중심으로 와이파이 설비를 깔기로 했다. 이후 백화점,할인점,병원 등으로 T스팟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뿐만 아니라 KT LG텔레콤 사용자도 이들 지역에서 와이파이 'T spot'을 찾아 비밀번호 'sktelecom'만 치면 인터넷을 무제한 공짜로 쓸 수 있다.

◆T스토어가 진짜 '오픈 마켓'

SK텔레콤은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장터인 'T스토어'도 KT와 LG텔레콤 스마트폰 사용자가 쓸 수 있게끔 빗장을 풀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OS인 '윈도 모바일'을 탑재한 모든 스마트폰에서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고 앞으로 안드로이드폰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홍성철 SK텔레콤 서비스 부문장은 "경쟁업체 고객도 T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진정한 '오픈 마켓'의 의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기 위해 무료 전문 교육센터인 'T아카데미'도 서울대 연구동에 설립했다. 지난 3월 말 첫 학기를 시작했으며 연간 5000명 규모의 글로벌 모바일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T아카데미를 명실상부한 '소프트웨어 사관학교'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용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도 공짜로 풀었다. 자사 가입자들에게 1년간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 것.GPS(위성 위치확인 시스템) 기능을 내장한 SK텔레콤용 휴대폰을 갖고 있는 가입자들은 T스토어에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쓸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500만명 정도가 T맵을 공짜로 쓰게 된 것"이라며 "무료 서비스 결정으로 가입자당 월 5000원 정도의 수익을 포기하게 됐지만 다양한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또 다른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