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달 26일 이후 70포인트 가까이 반등한 가운데 지난달 하락장에서 공매도 타깃이 됐던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 주목된다.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는 공매도는 하락 국면에선 주가 낙폭을 키우는 요인이지만 주가가 오를 땐 손실을 줄이기 위한 '쇼트커버링'(재매수)으로 이어져 오히려 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평균 1883억원에 달했던 공매도 금액이 지난 1일엔 1169억원으로 급감했다.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2.97%에서 2.39%로 낮아졌다.

또 지난달 28일 5억255만주까지 늘어났던 대차거래 잔량은 이틀 연속 줄어 4억9793만주로 감소했다. 대차거래의 90%는 외국인이 공매도를 위해 빌리는 물량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외국인이 공매도 규모를 줄이는 한편 기존에 공매도를 하기 위해 빌려다 판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여 조금씩 되갚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5월 중순 이후 단기적으로 지수 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 투자자들은 수익을 충분히 얻지 못했거나 손실을 본 상황이어서 손절매를 위한 '쇼트커버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둔화되고 있어 주가가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그간 대차거래가 늘었거나 공매도 타깃이 됐던 종목들은 '쇼트커버링'을 배경으로 주가 상승 탄력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가 하락이 이어졌던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공매도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종목은 현대제철 고려아연 롯데칠성 호남석유 한진중공업 순이었다. 이 중 롯데칠성(-10.1%) 호남석유(-19.6%) 한진중공업(-15.7%)의 주가 하락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10.0%)보다 컸다. 반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코스피지수가 4.4% 오르는 동안 호남석유는 6.4%,한진중공업은 7.5%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높았다.

지난달 주식대차 잔량이 많이 늘어난 종목은 하이닉스(4698만주) 한화케미칼(342만주) 현대제철(311만주) LG디스플레이(311만주) 기아차(252만주) 순이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대차거래 물량이 늘어난 종목 중 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 종목은 차익 실현을 위한 쇼트커버링도 가능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STX조선해양 동국제강 등을 단기적으로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