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싸야 팔린다"…포드, 10년만에 소형 신차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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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車시장 '작은차 큰경쟁'
포드, 소형차모델 4개로 확대…다임러, 르노와 소형엔진 개발
1분기 글로벌 매출 도요타 1위…GM은 3년만에 흑자전환
포드, 소형차모델 4개로 확대…다임러, 르노와 소형엔진 개발
1분기 글로벌 매출 도요타 1위…GM은 3년만에 흑자전환
포드는 지난달 말부터 미국에서 소형차 피에스타 광고를 시작했다. 올여름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소형 신차를 내놓기 앞서 바람몰이에 나선 것.내년부터는 또 다른 소형차인 포커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매트 밴다이크 마케팅 담당이사는 "앞으로 포드는 소형차 브랜드란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대부분 마무리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이 저렴하고 기름을 적게 먹는 소형차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매출과 같은 외형보다 영업이익을 중시하는 내실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형차를 중심으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경쟁질서가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형 업체도 소형차로 승부수
경기회복에 따른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형차 부문을 강화하려는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GM은 올가을 시보레 크루즈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기로 했다. GM대우가 전북 군산공장에서 라세티 프리미어란 이름으로 생산하는 차다. 이미 미시간주 4개 공장에 2억3000만달러를 투자,현지 양산체제를 갖췄다. 크라이슬러 역시 연말부터 모기업인 피아트의 소형차 '500'을 미국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포드는 미시간 등 미국 내 픽업트럭 공장을 소형차 생산기지로 전환시켰다. 1개뿐인 소형차 모델을 2013년까지 4개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소형차 비중을 2013년 18.4%로 늘리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소유하고 있는 다임러는 지난 4월 르노-닛산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소형차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후륜구동형 소형차 플랫폼(엔진 · 변속기 및 차량의 기본 뼈대)과 3기통 소형 엔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피아트는 승용차 전문 브랜드 '피아트 오토'를 설립,향후 플랫폼을 경형 · 소형 · 준중형 등 3개로 집약할 계획이다.
소형차에 강점을 보여온 일본업체들도 해당 부문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연말부터 인도에서 소형 전략차인 에티오스 판매에 들어간다. 부품 대부분을 현지에서 조달해 원가를 낮추는 한편 변형 모델을 중국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에 투입하기로 했다.
혼다는 주력 소형차인 피트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올 가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 광저우차와 공동으로 저가차 리니엔을 개발,별도 브랜드로 판매에 나선다. 닛산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보다도 작은 SUV '주크'를 올 9월 선보인다.
소형차 부문에선 최고 경쟁력을 갖춘 현대 · 기아차 역시 800cc급 초경량차를 내년에 새로 내놓는 등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김민우 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고유가와 신흥시장 확대,환경규제 때문에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요타 · GM… '살아나는 거인들'
작년 매출액 기준으로 최대 업체는 도요타였다. 1000만 대 이상의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불과 0.4% 감소한 2043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도요타 다음으로 폭스바겐(1466억8000만달러) 포드(1183억1000만달러) 다임러(1100억60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2008년 세계 3위였던 GM은 작년 매출이 1041억2000만달러에 그쳐 5위로 처졌다.
하지만 올 들어 '올드 보이'들의 부활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3월 도요타 매출이 566억1000만달러로,2위 폭스바겐(386억1000만달러)과 격차를 늘렸고 GM 역시 매출 3위(315억달러) 자리를 되찾아서다. GM은 2007년 2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1분기 실적을 내놨다. 영업이익만 12억달러로,작년 같은 기간의 59억8000만달러 적자에서 크게 개선됐다.
판매대수 기준으로 세계 4위인 현대 · 기아자동차는 작년에 396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세계 12위로 집계됐다. 2008년과 같은 순위다. 올 1분기 역시 117억4000만달러 매출로 순위 변동이 없었다. 현대 ·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1분기 기준으로 현대차 8.3%,기아차가 6.4%로 세계 평균(3.7%)을 크게 웃돌았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개 주요 메이커의 대당 판매단가가 2만8000달러인 데 반해 현대 · 기아차의 단가는 1만7000달러 선"이라며 "때문에 현대 · 기아차의 매출 순위가 뒤처지지만 원가 경쟁력에서 앞서 성장 잠재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