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본인이 지원한 후보가 밤샘 개표과정에서시종일관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 전 대표는 달성군에 머물면서 선거를 지원한만큼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어떤 식으로든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2일 "친박 측에서 염두에 두고 있는 차기 대선 시나리오나 향후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지방선거 이후 박 전 대표의 대외 활동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세종시 문제를 제외한 각종 정치 이슈에서 정중동 모드를 보였던 박 전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에는 현실 정치에 적극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지방선거 이후에는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국민에게 국가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경제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공부를 하며 준비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최근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인 것도 선거 등 주요 이슈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은 탓"이라며 "이제는 박 전 대표가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하고 대선 주자로서의 자질을 당 내외에서 검증받을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이후의 국내 정치 상황도 박 전 대표의 정치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세종시,개헌,행정구역 개편,남북문제 등 대선 주자로서 박 전 대표와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충청의 민심이 달려 있는 세종시 문제와 권력구조 개편이 걸려 있는 개헌,그리고 행정구역 개편 등은 박 전 대표의 차기 대선 구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라며 "박 전 대표가 이런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