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4일 신임 당대표를 선출할 계획이다. 다수 여당이 내각을 구성하는 일본에서 후임 총리가 되려면 우선 제1당인 민주당의 대표로 선출돼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자동적으로 총리가 된다.

신임 총리는 오는 8일 새 내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정치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기 선출을 최대한 서두르기로 한 것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이다. 하토야마 내각의 '2인자'로 1996년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와 함께 민주당을 결성한 창당 멤버다. 그는 2일 당대표 경선에 출마 뜻을 밝혔다. 하토야마 총리에게 입후보 의사를 전달하고 지원도 요청했다.

그가 유력시되는 것은 민주당 내 최대 계파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과 관계가 무난하기 때문이다. '오자와파'에는 중 · 참의원을 합해 150여명의 의원이 속해 있다. 민주당 전체 의원 420여명의 35%다. 오자와 간사장은 하토야마 총리와 함께 간사장직에서 동반 사퇴하지만 후임 총리 인선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간 부총리가 오자와파의 지지를 받아 총리가 될 경우 '하토야마-오자와' 투톱 체제를 바꾼 의미가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각 하토야마, 당 오자와'로 이끌던 것을 '내각 간 나오토,당 오자와의 대리인' 체제로 바꿔 봐야 지지율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자와 간사장과 거리를 두고 있는 후보들의 이름도 거명된다. 대표적인 인물이 '민주당 내 반(反) 오자와의 상징'인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이다. 그는 산케이신문 여론조사에서 '일본의 지도자로 기대하는 정치가' 1위로 꼽히는 등 대중적 인기도 있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 내 체제 쇄신 요구가 분출하면 '마에하라 대표 추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하토야마 총리에 맞서 선전한 오카다 가쓰야 외무상도 후보다. 다만 원칙론자인 그는 당 내 기반이 약하다는 게 약점이다. 이 밖에도 '예산 재배분' 사업 등으로 인기를 얻은 에다노 유키오 행정쇄신상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