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락 · 조정장에 상장 기업 오너들이 자사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이는 주가 조정기에 보유 지분을 늘리면서 회사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석래 효성 회장은 지난달 11,13일 효성 주식 4만주(0.11%)를 취득해 보유 지분을 10.32%로 늘렸다. 조 회장이 효성 지분을 1만주 이상 늘린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이어 조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효성 부사장이 2만주를 사들였고,3남 조현상 전무도 1만1000주를 매수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지난달 31일 4만6290주(0.10%),이달 1일엔 2만7770주(0.06%)를 연이어 장내 매수했다. 한진중공업 주가는 지난 4월 3만원 선 돌파를 시도하다가 미끄러져 현재 2만5050원에 머물고 있다.

대신증권 오너 일가도 자사주 매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어룡 회장은 4월 말부터 꾸준히 자사주 3만4000주가량을 장내에서 사들였다. 최근 공동 대표이사에 오른 이 회장의 아들 양홍석 부사장도 지난달 24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의류업체 F&F의 최대주주인 김창수 사장도 최근 2.05%를 더 사들여 보유 지분을 66.65%까지 끌어올렸다고 공시했다.

코스닥 기업 오너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정진섭 오픈베이스 회장은 배우자와 함께 지난주 회사 주식 1.47%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강재우 일야하이텍 회장과 그 아들인 강정훈 부사장도 자사주 0.77%를 추가로 사들여 보유 지분을 42%대로 높였다. 대주산업은 정은섭 회장의 아들인 석원씨가 회사 지분 2.85%를 집중적으로 장내 매수해 관심을 끌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오너가 주식을 사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주가가 바닥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기업의 자사주 매입보다 더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