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정치자금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2일 발표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 · 참의원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치자금 의혹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로 사민당이 연립정부에서 이탈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작년 8 · 30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자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며 취임했다. 그러나 정치적 리더십 부족과 정책 혼선,국민과의 소통 부족 등으로 우왕좌왕한 끝에 8개월여 만에 하차하게 됐다. 취임 당시 70%를 넘던 내각 지지율이 최근 10%대로 떨어지면서 사퇴 압력이 높아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1일 오후까지도 '총리직에서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당내 반발에 결국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총리와 함께 사퇴 압력을 받아온 민주당 최고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도 동반 퇴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권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4일 후임 총리에 오를 당 대표를 선출하고,8일 내각 진용을 새로 짜기로 했다. 후임 총리로 유력한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민주당 대표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