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백금(플래티넘)의 도매가격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다. 금은 3.75g(한돈) 도매가격이 19만원을 웃돌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반면 백금은 지난 4월14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서울 종로 귀금속시장에서 거래된 금(24k 기준) 도매가격은 3.75g당 19만2500원 선(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지난달 초(17만2150원)에 비해 11.8% 뛰었다. 지난달 26일 올 들어 처음으로 19만원대로 올라선 뒤에도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백금 값은 하향 안정세다. 이날 도매가격은 3.75g당 25만1900원 선으로 지난달 초(25만8500원)에 비해 2.5% 하락했다. 올 고점(26만4000원)과 비교하면 4.5% 떨어진 것이다.

금과 백금 값이 이처럼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영향과 두 제품의 서로 다른 특징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태원 삼성선물 팀장은 "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유럽 금융위기 때 조정 폭이 적었던 데다 오히려 수요가 몰린 반면 자동차 촉매제 등으로 쓰이는 백금은 유럽위기가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금시장협회(LBMA) 고시가격을 기준으로 한 금 국제시세는 작년 말 온스당 1104달러에서 지난달 12일 1237.5달러까지 상승한 뒤 차익매물과 함께 일시 조정을 받았으나 곧바로 반등,1200달러대를 지키고 있다.

이와 달리 백금은 지난해 말 온스당 1466달러에서 지난달 13일 1728달러까지 상승했으나,이후 유럽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한때 1500달러를 밑돈 뒤 부분적인 반등이 이뤄지긴 했지만 2일 현재 1542달러에 머무는 등 올 고점에 비해 180달러가량 낮은 상태다. 유 팀장은 "백금 가격의 경우 유럽 경제가 단기간에 되살아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박스권 등락이 예상외로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